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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카이 “너의 이름은 흥행, 세월호 아픔 영향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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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카이 “너의 이름은 흥행, 세월호 아픔 영향인 듯”

입력
2017.02.10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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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영화 ‘너의 이름은.’을 연출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이 영화를 보고 더 좋은 미래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면 더 없이 기쁠 것 같다”고 말했다. 미디어캐슬 제공
애니메이션 영화 ‘너의 이름은.’을 연출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이 영화를 보고 더 좋은 미래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면 더 없이 기쁠 것 같다”고 말했다. 미디어캐슬 제공

“중년 아저씨가 10대 소년 소녀의 감수성을 어쩌면 그렇게 잘 아냐고요? 어린 시절의 슬픔과 기쁨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죠.”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너의 이름은.’을 연출한 신카이 마코토(44) 감독은 10일 서울 논현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내 학창 시절 감성을 되살려 이야기를 썼는데 많은 젊은이들이 공감해 줘서 기쁘다”며 한국에서의 흥행을 감격스러워했다.

‘너의 이름은.’은 꿈을 통해 몸이 뒤바뀌는 시골 소녀 미츠하와 도시 소년 타키가 만들어 가는 기적과 사랑에 대한 영화다. 지난달 4일 개봉해 350만 관객을 동원하며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누적관객 302만명)을 제치고 일본영화로서는 한국 역대 흥행 1위에 올랐다. 개봉 직전 유료시사회로 7만5,000여명을 확보하는 변칙개봉이 아니었으면 더 빛났을 기록이다.

개봉 당시 내한해 “300만 관객을 넘기면 다시 오겠다”고 약속했던 신카이 감독은 불과 한 달여 만에 다시 한국을 방문하게 되자 “많은 분들이 영화를 봐 주길 바랐지만 현실이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9일 무대인사를 가졌는데 관객 90%가 3번 이상 봤다고 하더군요. 50번이나 봤다는 관객도 있었어요. 재관람 관객들이 옥의 티나 실수가 있는 장면들을 발견하기에 그런 분들을 만나면 저절로 긴장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재관람은 4번까지가 적당하다고 봅니다(웃음).”

신카이 감독은 ‘빛의 마술사’ ‘배경의 신’이라고 불린다. 일본에서는 영화의 배경 장소를 방문하는 ‘성지순례’가 유행했을 정도다. 신카이 감독은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시골 마을에서 산 너머로 해가 떠오르고 지는 모습을 관찰했던 경험이 작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작화와 어우러진 밴드 래드윔프스의 배경음악도 인기를 끌었다. 신카이 감독은 “우리네 삶에 예상치 못하게 일어나는 일들을 표현할 때 음악이 큰 힘을 발휘한다”며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음악을 동경한다”고 말했다. 미츠하와 타키가 서로 몸이 바뀐 장면의 경우 밝은 분위기의 음악을 삽입해 주인공들의 불안한 나날을 오히려 두근거리는 느낌으로 연출했다. 신카이 감독은 “지난 내한 때 그룹 샤이니의 멤버 종현을 만났는데 언젠가 샤이니가 내 영화의 음악을 만들면 어떨까 상상해 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영화에는 혜성 충돌로 한 마을이 사라지는 대재앙이 등장한다. 익히 알려졌듯 2011년 도호쿠 대지진이 모티브가 됐다. 세월호 참사를 경험한 한국 관객에도 호소하는 지점이다. 신카이 감독은 “재난으로 인한 슬픈 기억에 위로와 희망을 전하고 싶었다”며 “한국과 일본에서 많은 분이 이 영화를 봐주신 이유 중 하나는 자연재해나 지진, 세월호 참사 같은 기억이 우리에게 강하게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일본 우익 언론이 일제강점기 강제 노역을 다룬 영화 ‘군함도’가 날조라고 비판하는 등 한일 양국의 역사 문제가 문화 영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대한 질문에 신카이 감독은 “국가 차원에서는 서로 입장 차이가 존재하겠지만 국가를 떠난 개인과 개인의 교류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며 “영화를 통해 서로 소통하면서 문화 교류를 이루고 싶다”고 답했다. 아울러 “이 영화에 한국인 스태프도 참여했고 작화의 일부를 한국 스튜디오에 맡기기도 했다”며 한국에 친밀감을 표하기도 했다.

“10년 전 영화를 소개하기 위해 처음 한국에 왔을 땐 이렇게 많은 관객이 내 영화를 보게 될 거라 상상하지 못했어요. 앞으로 좋은 영화를 만들어서 한국에 또 올 수 있는 이유를 만들고 싶습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너의 이름은.’은 꿈을 통해 몸이 뒤바뀐 소년과 소녀의 기적과 사랑을 그린 영화다. 미디어캐슬 제공
‘너의 이름은.’은 꿈을 통해 몸이 뒤바뀐 소년과 소녀의 기적과 사랑을 그린 영화다. 미디어캐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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