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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펀드 ‘트럼푸틴’ 타고 올해도 순항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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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펀드 ‘트럼푸틴’ 타고 올해도 순항할까

입력
2017.02.1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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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후 석달 러 증시 활황

잇단 친러 행보에 제재 완화 기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과 러시아의 ‘신(新) 밀월시대’가 열리면서 러시아 경제가 꿈틀대고 있다. 작년말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로 ‘원자재 수출 중심’ 경제에 숨통이 트인 데다, 최근 트럼프의 친러 행보로 대(對) 러시아 경제 제재도 조만간 풀릴 거란 관측도 적지 않다. 유가 상승에 힘입어 작년 해외 주식형 펀드 가운데 수익률 최상위권을 기록했던 러시아 펀드 등 관련 투자상품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러시아 대표 주가지수인 RTS는 지난 8일(현지시간) 기준 1164.65를 기록, 작년 초 대비 60% 이상 올랐다. 국제 원자재가 하락과 서방의 경제 제재 충격으로 러시아 경제가 내리막을 걸었던 지난 5년간 덩달아 미끄럼틀을 탔던 RTS 지수도 작년 초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작년 11월 9일 트럼프 당선 이후 주가 상승세는 한층 가팔라져 8일까지 무려 17.6%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이는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는 러시아 경제를 증시가 선반영한 측면이 크다. 세계은행은 2015년 -3.7%, 작년 -0.6%로 마이너스에 머문 러시아 경제성장률이 올해 1.5%, 내년 1.7%로 상승할 걸로 전망하고 있다.

러시아는 에너지 관련 산업 비중(수출의 70%)이 높아 유가가 오르면 기업 실적도 개선된다. 유가가 60달러까지 오르면 러시아 성장률이 올해 1.4%, 내년 2.2%까지 올라갈 거란 분석이 나올 정도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친러 행보도 호재다.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이 유럽연합(EU)과 함께 취한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가 풀릴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작년엔 유가 강세가 러시아 증시를 견인했다면 올해는 미-러 관계 개선이 상승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때문에 지난해 유가상승과 함께 국내 투자자들에게 58.62%라는 엄청난 수익률을 안겼던 러시아 펀드는 올해도 다시 한번 비상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올 들어 러시아 펀드 수익률이 2~3%대로 작년보단 상대적으로 주춤하고 있지만 돈 냄새를 맡은 투자자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비과세 해외펀드 중 러시아 중심의 6개 펀드를 분석한 결과, 1월 수익률이 크게 낮아졌음에도 투자금 유입규모는 작년 12월 340억원에서 올 1월 403억으로 오히려 늘었다.

유동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경제성장의 큰 사이클이 반등하는 시기인 만큼 러시아 관련 상품 수익률은 당분간 상승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단기적인 출렁임에는 유의한 투자전략을 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재희 기자 lud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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