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 설화가 가득한 단양에서 각자의 소망을 빌어보세요”
충북 단양군은 정월에 소원을 비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을 묶어 테마관광지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소원을 비는 장소로 가장 널리 알려진 곳은 구름다리 모양의 석문. 매포읍 하괴리 남한강 변에 자리한 석문에는 원하는 바를 들어준다는 마고할미 설화가 녹아 있다. 민속 신앙에서 절대 신으로 숭배하고 있는 마고할미가 석문 아래 동굴에 살면서 99마지기의 옥답을 만들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이런 마고할미에게 건강, 사랑, 사업 등 마음에 담아뒀던 소원을 빌기 위해 정월만 되면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
이곳엔 육로가 없어 마고할미를 만나기 위해서는 도담삼봉부터 석문까지 운행하는 유람선이나 모터보트를 이용해야 한다.
단양에는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또 한 명의 할머니가 있다.
죽령역 뒤편 고갯마루에 자리한 죽령 산신당은 기지를 발휘해 도적떼를 소탕한 ‘다자구할머니’의 설화가 깃들어 있다.
다자구할머니 덕분에 도적떼를 몽땅 소탕한 뒤 마을 주민들과 관군이 할머니를 찾았으나 할머니는 홀연히 사라졌다고 한다. 사람들은 그녀가 죽령 산신임을 깨닫고 사당을 지은 뒤 매년 제사를 올리고 있다. 사당은 조선 중기에 처음 세워졌으며, 불에 탔던 것을 해방 직후인 1948년 주민들이 성금을 모아 복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고속도로 북단양 나들목에서 적성면사무소 방면으로 가다보면 적성면 각기리 마을 입구에서 암수 한 쌍의 선돌을 만날 수 있다. 지역민들 사이에서 소원비는 명소로 알려진 ‘각기리입석’이다.
이 선돌에는 스님과 어느 부잣집 며느리의 재미난 설화가 서려있다. 며느리에게 모욕을 당한 스님이 거짓으로 바위를 눕히면 더 큰 부자가 된다고 하자 이를 철석같이 믿고 며느리는 바위를 눕혔다.
바위가 누운 후에 부잣집은 차츰 몰락했고 마을도 점점 피폐해졌다. 결국 마을 사람들은 바위를 옛 모습대로 다시 세웠다,
언제부턴가 주민들은 마을의 안녕을 위해 바위에 짚으로 엮은 이엉을 덮어주는 제를 올리고 있다. 또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은 영험한 바위 앞에서 각자의 소원을 빌고 있다.
단양군 관계자는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면서 현실을 초월해 무언가를 이뤄내는 설화에 많은 사람들이 더 열광하는 것 같다”며 “소원 설화가 깃든 장소를 묶어 이색 테마관광지로 널리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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