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와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의 당내 경선 예비 경쟁이 불붙고 있다. 안 전 대표는 9일 정책공약인 ‘교육혁명’ 부각에 주력했고, 손 의장은 사흘 째 호남을 찾아 세 몰이에 총력을 기울였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서울 관악구 미림여자정보과학고를 방문해 교육혁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다양한 시도로 교과목이나 입시제도를 바꾸려 했지만 안됐다”면서 “교육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교육제도는 1951년에 만들어졌다”며 “학생과 청년들이 발전하는 속도에 맞지 않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현행 초등학교 6년-중학교 3년-고등학교 3년의 ‘6ㆍ3ㆍ3’ 학제를 ‘5ㆍ5ㆍ2’ 학제로 재편하자는 게 안 전 대표의 제안이다.
이에 맞서 손 의장은 호남 광폭 행보를 이어갔다. 7일 전북 전주를 시작으로 전남 여수, 순천, 목포 강행군을 이어간 손 의장은 9일 KBS 광주라디오에 출연해 “경선은 이기고자 하는 것”이라면서 “국민의당과의 통합은 내가 경쟁력을 갖고 대통령 선거에 나서겠다는 뜻”이라고 승리를 다짐했다. 이어 “내가 오자 국민의당 사람들은 ‘국민의당이 해 볼만 하다’고 했고, 민주당 사람들도 ‘손학규가 호남에서 한번 해보자’고 들뜬 모습을 보였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손 의장의 호남 공들이기는 향후 당 경선에서 호남 중진들의 지원을 받으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호남 중진 의원들은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이 정체되자 경선 흥행을 위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 제3지대 후보들과의 ‘연대론’을 띄우며 ‘자강론’을 주장한 안 전 대표와 갈등했다. 이어진 국민주권개혁회의와의 통합 과정에서도 일부 의원들은 “당명 개정도 열어 놓고 논의해야 한다”고 손 의장을 예우하는 모습을 보였다. 손 의장이 호남 중진 의원들과 손잡고 안 전 대표와 맞서려 한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안 전 대표 측은 “안 전 대표도 (흥행이 되는) 강한 경선을 치르기 위해 손 의장의 영입을 기다리고 있었다”면서 “손 의장의 지지율이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당이 흔들릴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정지용 기자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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