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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아닌 사법부 편 든 고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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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아닌 사법부 편 든 고서치

입력
2017.02.09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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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이민 행정명령 효력 정지에

트럼프, 연일 사법부 비난하자

닐 고서치 연방 대법관 지명자.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닐 고서치 연방 대법관 지명자.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연방 대법관으로 지명된 닐 고서치 판사가 미 사법부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트럼프의 발언에 실망감을 표시했다. 제 주인에 등을 돌린 격이지만, 연일 이어지는 대통령의 사법부 공격으로 자신의 의회 인준이 불투명해지자 ‘막말’ 대통령과 거리 두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현지시간) 고서치 대법관 후보자는 리차드 블루멘탈 민주당 상원 의원과 가진 개별 면담에서 트럼프의 ‘사법부 때리기’ 발언들에 대해 “(사법부 종사자들의) 사기를 꺾고 낙담시켰다(disheartening and demoralizing)”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블루멘탈 의원은 이어 고서치에게 “나는 사기저하와 낙담 그 이상이다. 당신(고서치)은 미국 국민에게 견해를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그래야만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부 공격이 얼마나 말이 안 되는 것이지 국민들이 알게 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들은 고서치 대법관 후보자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민주당 의원과 비슷한 견해를 갖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CNN은 “론 본진 공화당 고문이 고서치의 대통령 비판 발언을 확인해줬다”고 전했다. 본진 고문은 고서치 후보자의 대변인 역할을 하면서 대법관 인준 절차를 돕고 있다.

트럼프는 자신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이 지난 3일 제임스 로바트 시애틀 연방 지방법원 판사로부터 효력 정지 결정을 받자 연일 사법부를 향해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이튿날 트위터에서 “미국의 법 집행력을 앗아간 ‘소위’(so-called) 판사라는 사람의 의견은 말도 안 되는 것이라 뒤집히게 될 것”이라며 로바트 판사와 그 판결을 폄훼한데 이어 8일에는 전국 보안관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법원들은 매우 정치적”이라는 말로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이 같은 트럼프의 발언은 행정명령에 대한 항고심이 진행 중인 과정에서 나온 것이어서 대통령의 사법부 독립성 침해 논란까지 제기된다.

고서치 후보자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가디언은 “자신을 추천한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두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블루멘탈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고서치 지명자가 자신과 다르지 않은 견해를 나타냈다면서도, 그의 인준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태도를 나타냈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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