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최저임금이 구매력을 고려해서 측정했을 때 프랑스, 독일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노동연구원 해외노동통계에 따르면 구매력평가지수(PPPs)를 이용해 시간당 실질 최저임금 수준을 분석한 결과, 한국은 2015년 5.45달러였다. 프랑스는 10.90달러, 독일 10.21달러, 영국 8.17달러였다. 우리나라 국민은 같은 1시간을 일해도 노동의 대가로 살 수 있는 물건이 프랑스나 독일 등 선진국의 절반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미국(7.24달러), 일본(6.95달러)도 한국에 비해 최저임금의 실질구매력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인은 4.97달러로 한국보다 조금 낮았다.
노동계는 ‘시간당 1만원’의 최저임금을 요구해 왔으며, 현재의 최저임금 수준은 한참 뒤떨어져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사용자 측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기업부담이 증가하면 고용을 줄이게 돼 오히려 근로자에게 해가 될 수 있는 만큼 인상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국내 민간부문의 시간당 임금지수는 2015년 기준 117.9(2010=100)로 나타났다. 2010년 시간당 임금을 100으로 볼 때 5년간 17.9% 상승한 것이다. 미국이 110.4로 상승 폭이 두 번째였고, 독일(113.1), 프랑스(110.5), 덴마크(107.6), 이탈리아(107.4), 스페인(105.0) 등의 순이었다. 일본은 임금지수가 99.9로 오히려 5년 전에 비해 낮아졌다. 한국의 시간당 최저임금은 2010년 4,110원에서 2015년 5,580원으로 상승했다. 올해는 6,470원이다.
정부는 최근 최저임금이 꾸준히 인상됐지만, 현장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는 곳이 많다고 판단해 우선은 최저임금 보장을 강화해서 저소득층이나 청년층의 소득기반을 확충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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