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측 “압도적 예선 승리로 대세론을 본선까지”
안희정 측 “집토끼 정면 겨냥 아닌 외연확장 우회”
이재명 측 “손가락혁명군 등 충성 지지층에 기대”
문재인 안희정 이재명 등 지지율 상위권 주자들이 일제히 포진한 더불어민주당 당내 대선 후보 경선은 사실상 본선 무대로 여겨진다. 이에 따라 각 캠프들은 사실상 본선 레이스를 뛴다는 마음가짐으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는 예선에서부터 압도적 승리로 대세론을 굳혀가겠다는 전략이다. 문재인 캠프 관계자는 7일 “선거는 호랑이를 잡든, 토끼를 잡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차에서 과반득표를 얻어 결선투표 없이 본선으로 직행하겠다는 의지다.
문 전 대표는 민주당 순회 경선 지역(호남, 충청, 영남, 수도권ㆍ제주 순) 첫 무대인 호남에서 60% 이상의 득표율을 자신하며, “후발 주자들이 꿈꾸는 역전의 싹을 잘라놓겠다”는 입장이다. 문 전 대표가 최근 호남 출신인 전윤철 전 감사원장과 송영길 의원을 영입한 것 역시 다분히 호남을 의식한 행보다. 문 전 대표 측이 호남에 공을 들이는 데는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와 본선 대결에서 ‘호남은 문재인 편’으로 선점해놓자는 계산도 깔려 있다.
문 전 대표가 이날 안희정 충남지사의 텃밭인 대전ㆍ충남 지역을 방문해 이른바 ‘안풍(安風)’잠재우기에 나선 것 역시 초반 기선제압을 위한 정지작업 성격이 강하다.
안 지사 측은 일반 국민들을 최대한 경선 판에 참여시키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문 전 대표를 지지하는 열혈 당원들의 견고한 아성을 무너뜨릴 수 없다면, 역으로 밖에서부터 돌풍을 일으킨 뒤 야권 지지층을 설득하겠다는 단계적 우회 전략이다.
이번 민주당 경선은 국민 누구나 선거인단으로 신청해 1인 1표를 행사할 수 있는 100% 국민 경선이라는 점에서 안 지사 측은 기존 야권 지지층 외 중도 개혁 성향을 가진 자발적 시민들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호남에 가더라도 빈손으로 가서 구애를 할 수 없는 노릇 아니냐”며 “안희정 자강론으로 경쟁력을 증명해 보이는 게 우선이다”고 말했다. 안 지사 측은 호남과 충청 이른바 ‘백제권’에서 문재인과 양강구도를 형성한 뒤, 수도권에서 막판 역전드라마를 쓰겠다는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있다.
부족한 조직 표를 보완하기 위해 안 지사 측은 일종의 자원봉사자 모임인 ‘희정크루(HJ crew)’모집도 띄웠다. 안 지사 캠프 관계자는 “원조 노사모 멤버들이 이번 주말 광주에서 안희정을 지지하는 사람들 이른바‘안지사’의 발대식을 개최하는 등 자발적 지원에 나서는 조직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최근 지지율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당내 경선은 결국 충성도 높은 열성 지지층에 달려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당내 조직 기반이 취약한 이 시장의 든든한 우군은 SNS를 기반으로 형성된 자발적 지지자 모임인 ‘손가락혁명군’이다. 이 시장 측은 손가락혁명군이 ‘제2의 노사모’가 돼 주길 기대하는 눈치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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