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200억원대 초기 자본을 들여 인공지능(AI) 연구개발(R&D)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을 설립했다. 특히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직접 카카오브레인을 진두지휘하기로 결정하면서 정보기술(IT) 업계의 AI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카카오는 7일 “국내 AI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고 카카오의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AI 전문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을 설립했다”며 “김범수 의장이 AI R&D와 사업모델 발굴 등을 직접 챙길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지금까지 이사회 의장으로만 경영에 참여했던 김 의장이 카카오 관계 회사에서 대표직을 맡는 것은 처음이다.
앞으로 카카오브레인은 AI 관련 핵심 기술 개발과 투자를 통해 사업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이용자가 4,191만5,000명이나 되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하는 AI 기반 채팅로봇(챗봇)이 첫 번째 결과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용자 맞춤형 정보를 챗봇이 스스로 추천하거나 이용자의 명령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생활 서비스 영역에서 AI를 활용한 서비스들을 연내 순차적으로 공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가 AI 분야의 출사표를 던지면서 국내 기업간 주도권 다툼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네이버는 AI 비서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지난해 11월 전담조직 ‘프로젝트J’를 꾸리고 150여명의 사내 인력을 붙였다. 신중호 최고글로벌책임자(CGO)가 수장을 맡아 올해 상반기 AI 스피커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9월 AI 스피커 ‘누구’를 출시한 SK텔레콤도 지난달부터 AI 연구조직 ‘T브레인’을 가동 중이다. 올 초 ‘AI 테크센터’ 조직을 신설한 KT는 지난달 스피커에 인터넷(IP)TV 셋톱박스 기능까지 결합한 ‘기가 지니’를 내놨다. 업계에선 각 기업들이 AI 플랫폼의 발 빠른 확장을 통한 생태계 선점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그 동안 음성 인식과 이미지 인식, 자연어 처리를 비롯해 기계학습(머신러닝) 기반의 추천 기술 등을 꾸준히 개발해 왔다”며 “국내 AI 전문가를 발굴하고 기술 생태계를 조성해 미래 사업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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