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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통상규칙’ 들고 나오는 아베의 꿍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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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통상규칙’ 들고 나오는 아베의 꿍꿍이

입력
2017.02.07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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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트럼프와 정상회담에서

지적재산권 등 새 룰 제안할 듯

中 견제ㆍFTA 시간 벌기 목적

아베 신조 일본 총리(오른쪽)가 지난 1일 도쿄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 중 나란히 앉은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아베 총리는 1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수십만 명의 고용을 창출하는 내용의 경제협력 패키지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AFP=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오른쪽)가 지난 1일 도쿄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 중 나란히 앉은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아베 총리는 1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수십만 명의 고용을 창출하는 내용의 경제협력 패키지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AFP=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오는 10일 미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무역과 투자 등에 대한 새로운 통상규칙을 만들 것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사실상 무산된 상황에서 중국이 세계경제 통상룰을 주도하지 못하도록 하는 견제 성격이 커 주목된다.

7일 마이니치(每日)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양국 간 지적재산권, 국유기업, 정부조달, 전자상거래 등 분야의 기본적인 규칙을 만들자고 제안할 계획이다. 그동안 미국이 주장해 온 대로 미일 양자 간 통상협정 협상을 서둘러 시작하기보다는 양국 간 합의 가능한 사안들을 논의해 새 통상규칙을 만들자는 취지다.

이 같은 아베정부의 트럼프 공략 전략에는 TPP가 불가능해진 것과는 달리 중국이 이끄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순항하는 상황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다. 트럼프정부의 보호무역 성향이 강한 가운데, 세계무역과 통상규칙 만들기 주도권을 중국이 장악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큰 일본이 발빠르게 미일 간 통상규칙을 새로 만든 뒤 추후 다국 간 통상 협상에 이를 기준으로 적용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와 만나 중국견제의 필요성을 강조해 미일 통상룰을 내놓는 것이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된다고 설득할 계획이다.

아베 정부의 노림수는 중국 견제에만 무게가 실린 것은 아니다. 트럼프 측의 미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압력이 예상되는 가운데 공세적 방어의 성격도 가미됐다는 분석이다. 새 통상규칙 제정 제안에는 미일 양자 통상협정 협상을 시작하자는 미국의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평가다. 일본은 미일FTA와 같은 양자협정이 이뤄질 경우 가뜩이나 경계해온 미국의 농산물 수입개방 압력을 더욱 외면하기 힘들어진다. 자민당 농촌지역 의원들은 “FTA 협상이 개시되면 TPP에 따른 농촌민심 이탈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계하고 있다.

트럼프 통상 압박을 최소화하기 위해 아베 정부는 더불어 파격적인 경제협력 선물패키지를 준비중이다. 향후 10년간 미국 철도 등 인프라투자를 통해 4,500억달러(약 515조8,350억원) 규모 시장을 만들어 70만명의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미일 성장 고용이니셔티브’로 명명된 이 프로젝트는 미 동부 및 텍사스ㆍ캘리포니아 고속철 기술협력 등이 골자다. 아베 총리 측이 이같은 물량공세를 배경으로 미국에 새로운 통상룰 협상을 강조할 것이지만 트럼프 측이 수용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는 게 대다수의 전망이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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