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서 ‘4차 산업혁명’간담회로 안철수 견제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7일 대전ㆍ충남 지역을 찾아 민생 현장 행보를 이어갔다. 충청은 최근 가파른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는 안희정 충남지사의 텃밭인 만큼 문 전대표가 이른바 ‘안풍(安風)’잠재우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문 전 대표는 이날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역대 선거마다 충청권이 대선의 전체 승부를 좌우해왔다”면서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충청지역에서 더 많은 지지와 사랑을 받아 정권교체의 주역이 되고 싶다”고 호소했다. 사상 최초로 영ㆍ호남과 충청 등 모든 지역의 지지를 받는 ‘대통합 대통령’이 목표인 문 전 대표에게 중원 공략은 숙제다. 특히 당내 경쟁자인 안 지사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지지세를 확보, ‘충청 대망론’의 대안으로서 뒤쫓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6일 연합뉴스ㆍKBS 조사에서 문 전 대표의 전체 지지율은 29.8%로 2위인 안 지사(14.2%)의 두 배였지만, 충청 지지율은 28.0%로 안 지사(25.8%)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다.
문 전 대표는 “참여정부보다 강력한 국가균형발전정책으로 대한민국을 지방분권공화국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며 “참여정부가 시작했던 일을 제가 끝내고 싶다, 그 욕심으로 (충청에)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종에 미래창조과학부와 행정자치부 등 중앙 부처들을 마저 이전시키고 국회 분원을 설치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충청 표심을 감안한 공약을 밝혔다. 이는 ‘세종 행정수도 완성’을 공약한 안 지사를 의식,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참여정부의 정책을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를 강조해 ‘친노 적통’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포석이다.
다만 문 전 대표는 기회가 될 때마다 안 지사와의 ‘우호적 관계’를 언급했다. 문 전 대표는 “자꾸 안 지사와 저 사이에 뭔가 있는 것처럼 하지 말아달라”며 “저는 지사와 함께 가는 동지이고 안 지사와 경쟁하는 것이 아주 자랑스럽다”고 확전을 경계했다.
문 전 대표는 이후 대전 유성구의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과학기술인과 간담회를 갖고 당진 화력발전소를 방문하는 등 ‘4차 산업혁명’관련 행보를 이어갔다. 문 전 대표 측은 “일자리 대통령을 강조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지만, 정치권에선 안 지사뿐 아니라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까지 견제하는 정치행보라는 해석이 나왔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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