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전격 선언했다. 예상보다 빨리 야권 스몰텐트가 현실화되면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중심의 야권 대선구도의 변화가 예상된다.
손 의장은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주권개혁회의와 국민의당의 통합을 선언한다”며 “개혁세력을 하나로 모아 나라를 위기에서 구하고 새로운 나라, 위대한 대한민국을 건설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통합 이유를 “두 세력만이 ‘반패권ㆍ반기득권’을 지향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근혜정권 창출과 연결된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이 새로운 대한민국을 이끌 수 없고, 민주당 역시 문 전 대표의 패권세력이 존재해 개혁적인 정권교체로 이어질 수 없다는 논리다.
손 의장은 국민의당 통합을 시작으로 이른바 개혁세력의 외연 확장에도 집중할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의 통합은 개혁세력 총집결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될 것”이라며 “개혁정권 수립에 찬동하는 모든 세력은 우리와 함께 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그는 선언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에게도 오늘 통합선언을 할 것이라고 말씀 드렸다”며 “개혁세력의 집결이 곧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 동안 논란이 된 통합 시 당명 개정 여부에 대해선 “당명 개정 등은 실무적 절차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국민의당 지도부는 일제히 손 의장을 반겼다. 김영환ㆍ문병호ㆍ손금주 최고위원 등은 손 의장의 기자회견장을 직접 찾아 함께 했으며, 박지원 대표도 기자회견장 밖 복도에서 손 의장을 기다렸다. 박 대표는 선언을 마친 손 의장과 악수를 하며 “환영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손 의장의 전격적인 통합 선언으로 국민의당 경선 준비도 속도가 날 전망이다. 이와 관련, 국민의당은 손 의장의 선언 전 열린 최고위원ㆍ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통합 이후의 경선 방식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박 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손 의장이 (회의 중인) 9시5분에 저한테 전화를 주셔서 ‘11시에 통합선언을 하겠다’고 말했다”며 “그때까지 나는 통합선언 사실을 몰랐지만 ‘잘 결정하셨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어 “손 의장이 국민의당에서 경선을 하겠다는 것은 이미 결정된 사안”이라며 “당 최고위원 중심으로 향후 손 의장과 (경선 방식 등에 대해)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