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등 벌기 위해 접근했다
의대생 등 인출책 등으로 나락
경찰 조직 총책 등 17명 구속
의대생을 포함,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등을 꾀어 보이스피싱 범죄를 저지른 중국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사기 혐의로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 전모(33ㆍ중국 국적)씨 등 17명을 구속하고, 임모(28)씨 등 1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또 전씨 등에게 계좌를 넘긴 혐의(전자금융거래법 위반)로 김모(26)씨 등 3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전씨 등은 지난 2015년 10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중국 칭다오에서 보이스피싱 콜센터를 운영하면서 76명으로부터 4억9,000여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이들은 금융기관을 사칭하거나 수사기관을 빙자한 전화를 걸어 돈을 대포통장으로 입금 받는 수법을 썼다.
김씨 등은 전씨로부터 ‘계좌를 빌려주면 하루에 150만원씩 주겠다’는 등의 말을 듣고 자신의 계좌를 넘긴 혐의를 받는다.
전씨의 조직은 국내에 인출ㆍ송금책, 통장모집책을 두고 범행을 지속했다. 국내 조직원들은 SNS 등으로 지령을 받아 피해금을 수령, 중국으로 송금하고 수수료를 챙기는 식이었다.
인출책 등에는 의대생 1명을 포함해 20대인 대학생이나 취업준비생이 20명이나 가담했다. 학비와 생활비 등을 벌기 위해서였다. 구직사이트를 통해 전씨 등을 알게 된 이들은 처음에는 대출 관련 문자메시지를 전송하는 등 단순작업을 하다가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넘어가 범죄에 손댄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는 경찰에서 “나는 중간 브로커일 뿐이다. 인출책을 윗선에 소개해주는 일만 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취업과정에서 상식 밖의 높은 급여를 보장하거나 필요한 자격서류가 아닌 통장이나 카드를 지참하라고 하는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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