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란의 ‘골프 해방구’에서 안병훈(26ㆍCJ)이 막판 집중력 부족으로 다 잡았던 우승을 놓쳤다.
안병훈은 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TPC스코츠데일(파71)에서 열린 미프로골프(PGA)투어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 오픈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5개를 묶어 2오버파 73타를 스코어카드에 적어냈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0타를 기록한 안병훈은 공동선두로 연장에 들어간 마쓰야마 히데키(일본)와 웨브 심프슨(미국)에 3타 뒤진 6위로 대회를 마쳤다.
3라운드에서 보기없는 무결점 플레이로 단독 선두에 올랐던 안병훈은 4라운드를 앞두고 “보기 없이 영리한 골프를 하고 싶다”고 우승 전의를 불태웠지만 생각과 정반대로 무더기 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PGA 첫 우승에 다다른 심적 부담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안병훈은 2번홀(파4)부터 버디를 잡으면서 기분 좋게 최종라운드를 시작했지만 5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했다. 6번홀(파4)과 9번홀(파4)에서 다시 버디를 잡으면서 전반 9홀을 마쳤지만 후반 시작과 동시에 다시 위기가 시작됐다. 10번홀(파4)에서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리면서 벙커에 들어갔다가 보기로 홀아웃한 뒤 이어진 11번홀(파4)에선 세컨드샷이 워터해저드에 들어갔다. 안병훈은 1벌타를 받고 친 네 번째 샷을 그린으로 잘 올린 뒤 2.4m짜리 보기 퍼팅에 성공했지만, 이 과정에서 2위 마쓰야마와의 격차는 1타로 줄어들었다. 디펜딩 챔피언 마쓰야마는 13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으며 안병훈을 따라잡았고, 15번홀(파5)에서 다시 버디를 낚으며 결국 단독 선두로 나섰다. 안병훈이 부진한 사이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과 심프슨도 17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으면서 선두 경쟁에 뛰어들었다. 2위로 내려간 안병훈은 15번(파5)홀과 16번(파3)홀에서 연속으로 버디 기회를 잡았지만, 퍼팅에 실패했다. 17번홀에서는 티샷이 벙커에 들어가면서 보기를 했고, 18번홀(파4)에선 티샷이 페어웨이를 벗어나 다시 보기를 범하면서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안병훈은 미국 골프채널과의 인터뷰에서 “15번홀과 16번홀에선 버디를 했어야 기세를 살릴 수 있었는데 퍼팅이 들어가지 않았다”면서 “전반 9홀은 샷 실수가 1번 있어 보기를 했지만 그래도 아주 좋았다. 후반 들어서는 10번홀에서 드라이버 샷이 나빴고, 두 번째 샷과 세 번째 샷이 모두 안 좋아 보기를 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아직도 드라이버와 아이언, 퍼팅 등 골프를 좀 더 다듬어야 한다. 내년에도 피닉스 오픈에 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날 공동 35위로 부진했던 강성훈(30)은 이날 5언더파 66타로 선전하면서 최종합계 11언더파 273타로 공동 12위를 기록했다. 마쓰야마는 2년 연속 연장전에서 저력을 보이며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한편 관중들의 아낌없는 환호를 유도해 ‘골프 해방구’로 불리는 피닉스 오픈은 올해 최다 관중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날 PGA투어 집계에 따르면 피닉스오픈 대회 기간 중 총 65만5,434명의 관중이 몰렸다. 이는 지난해 달성한 신기록 61만8,365명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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