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6개월 만에 옥타곤으로 돌아온 ‘코리안 좀비’ 정찬성(30ㆍ코리안좀비MMA)이 어퍼컷 한 방으로 KO승을 거두며 건재함을 알렸다.
정찬성은 5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도요타 센터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04에서 페더급 9위 데니스 버뮤데즈(31ㆍ미국)를 1라운드 KO로 꺾었다. 2013년 8월 조제 알도(31ㆍ브라질)와 페더급 타이틀전 이후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한 뒤 긴 공백기를 가졌지만 정찬성의 움직임은 가벼웠다.
1라운드 초반 잠시 긴장한 모습을 보였을 뿐 이내 적극적으로 덤벼들었다. 레슬러 출신 버뮤데즈가 장기를 발휘하지 못하도록 간격을 좁혔고, 계속해서 주먹으로 탐색전을 벌였다. 상대에게 몇 차례 펀치를 허용했던 정찬성은 흔들리지 않고 기회를 노렸다. 그리고 1라운드 2분30여 초가 흐를 때 버뮤데즈의 빈 공간을 파고 들어 오른손 어퍼컷을 턱에 꽂아 KO로 경기를 마쳤다.
이날 승리로 정찬성은 종합격투기 전적 14승4패가 됐다. UFC로 한정하면 4승1패다. UFC 승리는 2012년 5월16일 더스틴 포이리에(28ㆍ미국)전 이후 1,726일 만이다. 최근 2연승으로 기세를 올리던 버뮤데즈는 정찬성의 일격에 무너지며 종합격투기 전적 16승6패가 됐다. 1라운드 KO 패배는 데뷔 후 처음이다.
정찬성은 UFC의 기대대로 더욱 강력한 모습으로 화려하게 귀환했다. 2년 넘는 기간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알도와 타이틀 매치 때 다쳤던 어깨 재활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 알도는 정찬성의 복귀를 앞두고 “코리안 좀비는 포기를 모르는 전사”라며 “재능이 매우 뛰어난 선수라 UFC에 복귀하자마자 강력한 도전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타격전을 즐기는 파이터라 UFC의 호감도가 크다. 때문에 정찬성의 복귀전을 대회 메인 이벤트로 편성했다.
정찬성은 경기 후 “옥타곤에 돌아온 것이 실감 난다”며 “항상 연습했던 어퍼컷이 예상 못했던 상황에 본능적으로 나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상대에게 펀치를 허용한 것에 대해서는 “별로 영향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테이크다운 방어 능력이 향상된 것 같다는 질문엔 “2~3년 동안 레슬링과 스텝을 매일 연습했다”며 “근데 잘 안 되네요”라고 웃었다.
옥타곤을 떠나 있는 동안 결혼을 하고 아이의 아빠가 된 정찬성은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마지막 발언에서 “코리안 좀비라는 파이터를 만들어준, 인간 정찬성을 사람답게 만들어준 코리안탑팀 선생님들에게 감사하다”면서 “이런 말을 해도 될 지 모르겠지만 지금 대한민국이 어렵다. 국민 모두가 마음을 합쳐 이번만큼은 마음 따뜻하고 강력한 지도자가 나오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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