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리프트는 반 트럼프 시민단체에 거액 기부…앱 다운로드 1위
세계 1위 차량호출업체 우버의 트래비스 칼라닉 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 자문단을 사퇴한 계기는 고객 20만 명이 스마트폰에서 우버 계정을 삭제했기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3일(현지시간) 전했다.
NYT는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칼라닉 CEO는 "대통령 자문단에 참석해 의견을 내는 것이 옳다"며 사퇴에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었지만, 안팎의 압박이 고조되면서 결국 사퇴를 택하게 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우버의 임직원 가운데 최소한 2명이 지난 1일 칼라닉 CEO가 참석한 회의에서 사퇴를 권유했다고 한다. 지난 주말 트럼프의 이민 정책 반대 시위 때 우버가 뉴욕 공항에서 영업한 데 대한 비판 여론이 고조되면서 소셜미디어에서 '우버 탈퇴' 해시태그 (#DeleteUber)까지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번 주 들어 우버 계정 삭제는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우버에 대한 이런 부정적 여론은 칼라닉 CEO가 트럼프 자문단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당시 사퇴를 주장한 임직원들의 판단이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우버의 라이벌들이 트럼프 정부와 우버의 협력 관계를 강조하면서 반 우버 정서를 활용해 자신들의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것도 우버를 긴장시켰다.
뉴욕 택시노동자연맹은 언론사에 우버의 친 트럼프 성향에 주목해야 한다는 이메일을 보냈고, 우버에 이어 미국 2위 차량호출업체인 리프트는 반이민정책 시위를 주도하는 미국 시민자유연맹에 100만 달러를 기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리프트는 앱 다운로드 차트에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NYT는 "칼라닉 CEO의 자문단 사퇴는 새로운 정부와 협력적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많은 실리콘 밸리 기업인들의 까다로운 계산법을 새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와의 협력적 관계가 사업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되지만, 트럼프의 극단적 이민 정책이 우수한 이민자들로 구성된 회사의 인력구조에 악영향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글로벌화'라는 실리콘 밸리의 이상과도 배치된다는 점에서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한 테크 기업인들이 어느 쪽을 택할 것인지 선택의 압박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칼라닉과 함께 트럼프 경제 자문단에 속한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는 최근 트위터에 "이민 정책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낼 계획"이라면서 현 정부와의 완전한 관계 단절보다는 직접 참여해서 트럼프 대통령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우버 탈퇴'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작가 댄 오설리번은 "기업인들이 대통령 자문단에 참석하는 이유는 단 하나"라면서 "그들은 사업상의 이익만을 좇는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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