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 동거남의 전세보증금을 빼내 달아난 3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뇌수술을 받고 깨어난 남자가 뒤늦게 경찰에 신고해 덜미가 잡혔다.
부산 동부경찰서는 절도 혐의로 이모(36ㆍ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2015년 12월 12일 오후 3시쯤 동거남인 김모(38)씨가 의식불명에 빠진 사이 김씨의 현금카드로 80만원을 인출하고 귀금속과 노트북, 전세보증금 등 총 630만원 상당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8개월 가량 동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앞서 일주일 전 경남 고성에서 출근길에 교통사고를 당해 전신골절, 뇌손상 등 중상을 입고 의식불명에 빠졌다. 이씨는 중환자실 앞에서 김씨의 부모를 만났지만 교제를 허락하지 않자 병원을 나와 범행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김씨의 지갑에서 빼낸 현금카드로 80만원을 인출하고 김씨의 집으로 돌아와 귀금속 4점, 노트북, 전세보증금 200만원을 챙겨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김씨가 지난해 12월 기억을 회복하면서 발각됐다. 사고 2주일 뒤 의식은 돌아왔지만 후유증을 겪던 김씨는 지난해 12월 기억이 일부 돌아오면서 절도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에서 이씨는 “김씨가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생계도 곤란했다”고 진술했다.
부산=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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