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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가구당 월평균 970만원 지출…삶의 질도 높아

입력
2017.02.02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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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경영연구소, ‘2017 부자보고서’ 발표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부자, 월 평균 970만원 지출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서울 강남에 사는 사업가 이모(59)씨는 부동산 자산 45억원, 금융자산 1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하루에 6시간 정도 일하고 골프연습이나 헬스 등에 4시간 안팎을 쓴다. 평일에도 가족들과 외식을 하거나 영화를 보면서 3시간 이상을 할애한다. 생활비 등으로 매달 지출하는 돈은 1,021만원이다. 지난해 말 결혼한 아들의 신혼집 구입 등엔 7억4,000만원을 썼다. 보유자산 중 절반은 노후 생활비로 계속 갖고 있고, 나머지는 자녀에게 상속할 계획이다.’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우리나라 부자(富者)의 모습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해 10월부터 한달 간 하나은행 고객 중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1,02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7년 한국 부자보고서’를 2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부자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비중은 부동산이 49.8%, 금융자산이 50.2%였다. 금융자산 중에서는 예ㆍ적금 등 현금성 자산이 41%로 가장 많았고, 펀드ㆍ신탁(29%), 연금ㆍ보험(15%), 주식(1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2015년 조사에 비해 현금성 자산은 늘어나고 주식 비중은 줄었다.

부자의 가구당 월평균 지출은 970만원으로 일반가계(342만원ㆍ통계청 지난해 3분기 기준)의 2.8배였다. 연령대별로는 50대 부자들이 월평균 1,021만원을 지출해 가장 많았고, 70대 이상(997만원), 60대(930만원), 40대 이하(902만원)의 순이었다.

삶의 질도 일반가계보다 훨씬 풍요로웠다. 부자는 일일 7시간 이하로 일하는 비중이 56%나 됐다. 일반인은 19.2%에 불과하다. 근로시간이 적은 만큼 가족과 보내는 시간은 많았다. 평일에 가족과 3시간 이상 보낸다는 부자의 비중은 49.8%였다. 일반인은 14.4%에 그쳤다.

‘부의 대물림’도 두드러졌다. 이들 부자들은 자녀 결혼비용으로 아들의 경우 7억4,000만원, 딸인 경우 6억2,000만원을 지출했다. 일반인 평균(아들 1억7,000만원, 딸 1억145만원)보다 6배 이상 많다.

조사 대상자의 55%가 순자산이 100억원은 넘어야 부자라고 할 수 있다고 답한 대목도 눈길을 끌었다. 부자가 생각하는 부자의 기준은 일반인의 눈높이와 큰 차이가 났다. 앞으로 5년간 경기 예측에 대해선 42%가 '침체', 48%는 '정체'를 꼽았다. 부동산 침체를 예상한 부자들도 56%에 달했다. 강지원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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