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현 W병원장, 2일 오후 대구 영남대병원서
전세계적으로 70여건밖에 없는 팔 이식수술이 2일 대구에서 국내 최초로 실시됐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시작된 이식수술은 밤 늦게까지 계속될 예정이며, 성공 여부는 수술 후 시간이 좀 더 지나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 지정 수지접합전문병원인 대구 W(더블유)병원은 2일 오후 3시부터 대구 영남대병원에서 우상현(56ㆍ사진) 원장 등 수부미세수술 전문의들이 참여한 가운데 왼팔 이식 수술에 돌입했다. 수술은 적출에 4시간, 이식에 4시간 이상 걸려 밤 늦게 마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술은 교통사고로 입원한 48세 남자가 이날 뇌사판정을 받음에 따라 갑자기 이뤄졌다. 수혜자는 사전에 이식수술을 희망한 35세 남자로, 뇌사자의 팔을 왼쪽 어깨에 뼈와 근육, 혈관, 신경, 피부 등을 정밀하게 접합하게 된다.
팔 이식수술은 1999년 미국에서 세계최초로 성공했고, 지금까지 20여 개국에서 70여 건이 실시됐다. 이번 수술이 성공하게 되면 아시아에선 인도에 이어 2번째 팔 이식수술 성공 국가가 되는 셈이다. 우 원장은 1999년 미국 유학 당시 세계 최초 팔 이식수술에 참여한 뒤 18년 만에 주도적으로 수술을 집도하게 됐다.
장기이식 수술이 일반화한 가운데 팔 이식이 적은 것은 다른 장기와 달리 다양한 복합조직을 이식해야 하기 때문이다. 거부반응이 가장 심한 피부조직을 비롯, 근육과 뼈, 골수, 관절, 혈관, 신경, 힘줄 등 여러 종류의 조직을 한꺼번에 옮겨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평생 면역억제제를 먹어야 하는 부담도 크다.
우 원장은 그 동안 수년 전부터 팔 이식수술을 시도했지만 팔 기증자를 찾기 어려웠고 법적 제도적 장치의 미비로 시도하지 못했다.
대구시와 메디시티대구협의회는 지난해 팔 이식수술을 대구 의료신기술 1호로 지정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만 팔 이식 수술 대기자가 수백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W병원에 등록한 대기자만 100명이 넘는다. 하지만 유교적 정서가 강한 우리나라에서 다른 장기는 많지만 팔 기증자가 적고, 있더라도 뼈 크기 등이 맞아야 하기 때문에 이번 수술이 성공하더라도 팔 이식수술이 확한다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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