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조작국 지정 여부가 변수
中 위안화 절상되면 피해 볼 듯
지난 1월 수출이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2% 늘어나면서 4년 만에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7월까지 무려 19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기록하며 최악의 부진을 보였던 우리 수출은 최근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대한(對韓) 무역수지 적자를 문제 삼아 한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회복세를 보이던 우리나라의 수출이 직격탄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17년 1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1월 수출액은 403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2.3%, 12월 6.4%에 이어 수출 증가율이 점차 커지고 있다. 3개월 연속 수출이 늘어난 건 2014년 4월 이후 33개월만이다.
이번 수출 증가는 반도체와 석유화학, 석유제품 등 주력 수출 품목이 이끌었다. 반도체는 스마트폰 탑재 용량 증가와 메모리 단가 상승으로 사상 최대인 64억1,000만 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렸고, 석유화학 제품 역시 단가 상승 덕에 2014년 12월 이후 가장 많은 35억3,000만 달러를 수출했다. 지역별로도 대(對) 중국 수출이 13.5% 증가하는 등 전반적인 호조를 보였다.
이에 따라 1월 무역수지는 32억 달러 흑자를 기록해 60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산업부 관계자는 “2월 수출 역시 주력 품목들의 수출물량 증가와 단가상승으로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우리 정부의 수출 목표액은 지난해보다 2.9% 증가한 5,100억 달러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압력이 거세지면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국과 일본 등이 환율을 조작한다고 맹공을 가했다. 한국도 이들 국가와 함께 미 재무부의 환율 관찰대상국에 올라 있는 만큼 트럼프 행정부의 환율 조정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시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중국의 위안화 환율이 절상되면 수출 부진, 성장률 둔화 등이 나타나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도 피해를 볼 것”이라며 “원화와 위안화가 각각 10% 절상되면 중국 성장률이 1%포인트 낮아지고, 우리 경제성장률도 0.4~0.6%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장 미 재무부가 환율조작국 지정 등과 관련해 보고서를 발간하는 시점인 올해 4월이 고비다. 채희봉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올해 수출 전망에 대해 “올해 1분기까지는 긍정적이지만 그 이후에는 통상 환경과 관련된 변수들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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