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만족도ㆍ자아존중감도 악화
中 졸업후 진로미정 17.9% 달해
다문화 가정 청소년은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우울해지며 사회적 위축감도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펴낸 ‘다문화 청소년 종단조사 및 정책방안 연구’에 따르면 같은 학년의 다문화 가정 청소년 1,300여 명을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추적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2012년 초등학교 5학년 때는 우울 수준이 평균 1.61이었으나, 2016년 중학교 3학년 때는 1.71로 높아졌다. 사회적 위축감도 같은 기간 2.20에서 2.32로 상승했다. 설문은 1점부터 4점까지 중에서 자신의 심리에 맞는 지표를 고르는 것으로 진행됐다.
자아 존중감은 초등 4∼6학년 3.13→3.17→3.22로 올라갔으나 중학교 3년 간은 3.20→3.18→3.14로 떨어졌다. 삶의 만족도도 초등 4∼6학년 3.24→3.24→3.3으로 상승하다가 중학교 1∼3학년에는 3.22→3.15→3.05로 내려갔다. 국내 다문화 가정 자녀의 수는 19만7,550명(2015년 11월 기준) 가량이다.
보고서는 “다문화 가정 청소년은 중학교 진학 이후 자아 존중감, 삶의 만족도, 우울 정도, 사회적 위축 정도가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들 청소년의 심리적 변화 추이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를 작성한 양계민 책임연구원은 “일반 가정 아이들도 중학생이 되면서 우울감 등이 증가할 수 있으며, 일반 가정과 비교해 수치가 더 높은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문화 가정 청소년은 중학교 졸업 후 계획으로 일반고교 진학을 꼽은 비율이 54.7%로 내국인 가정 청소년(62.1%)보다 낮았다. 졸업 후 계획을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는 답은 17.9%였으며, 내국인 청소년(9.7%)보다 높았다.
다문화 청소년이 희망하는 직업(지난해 기준)은 교사(강사)가 11.5%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연예인(7.4%), 공무원(5.5%), 기술자(5.3%), 요식업(4.6%), 운동선수(4.4%) 등이 뒤를 이었다. 진로를 의논하는 상대는 가족ㆍ친지(47.1%), 친구ㆍ선배(26.6%), 학교 선생님(12.9%)의 순이다.
보고서는 “다문화 청소년이 원하는 직업군은 매우 다양했으며, 상당한 수준의 전문직을 원하는 경우도 많았다”면서 “직업 체험이나 진로 교육은 보다 다양하고 광범위한 영역에서 이뤄질 필요가 있으며 단순 저숙련 직종에 국한된 체험은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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