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전체 시장 33.5% 성장 불구
두타 등 신규 면세점 수백억 적자
국내 최초 시내면세점인 동화면세점의 경영난이 불거지며 면세점 산업 전체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줄 알고 뛰어든 후발 주자와 중소ㆍ중견 면세점들이 실제론 수백억원대의 적자에 시달리고 있어 일각에선 면세점 업계 과당 경쟁에 따른 시장 구조조정이 본격화 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동화면세점의 위기는 무리한 경영과 자금난이 1차 이유이지만 한국 면세점 사업의 구조적 문제점이 근본 원인이다. 현재 면세점 업계 매출의 70%가 중국인관광객에게서 나오는 구조라 면세점들은 10%에서 많게는 30%까지 높은 여행사 수수료를 감수해가며 제살깎기식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면세시장의 양극화도 심해지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작년 국내 전체 면세점 시장 규모는 12조2,757억원으로 전년(9조1984억원)보다 33.5% 성장했다. 하지만 롯데와 호텔신라가 각각 5조9,700억원, 3조3,258억원의 매출을 올려 이 2곳이 전체의 75%를 차지했다. 반면 2015년 특허를 취득한 두타, 한화갤러리아, 신세계, HDC신라, SM 등 신규면세점들은 모두 수백억원대의 적자를 냈다.
여기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인관광객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면세점 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중국인관광객의 여행 패턴이 단체에서 개별여행으로 바뀌는데다 비싼 고급 브랜드 대신 생활소품을 찾는 실속쇼핑도 늘고 있다. 특히 단체 관광객이 주 수입원인 후발 주자나 중소중견 업체의 경우 수익성이 더욱 악화할 수밖에 없다. SM면세점 관계자는 “솔직히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제 1년이 지났을 뿐”이라며 “들어간 돈도 있고 아직 사업 가능성도 있어, 대기업과 다른 차별화한 전략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원 선임기자 sung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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