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군, 국내 첫 해상 전시관 설치
바지선 3척에 컨테이너 44개 연결
관람객 1800명 동시 수용 가능
추락 방지 부력재 달아 안전 강화
“뭐라고? 바다 위에서 박람회를 관람한다고?”
31일 오전 전남 완도군 완도읍 해변공원 앞바다. 폭 22m 길이 70m짜리 대형 바지선 1척이 닻을 내린 채 부두와 맞닿아 있었다. 완도군이 2017완도국제해조류박람회(4월 14~5월 7일)의 주무대로 사용하기 위해 부두에 고정시켜 놓은 것이다. 군은 며칠 뒤 이 바지선을 바다 쪽으로 돌려 세운 뒤 여기에 대형 바지선 2척을 더 연결하고 컨테이너를 올려 전시관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완도군이 국제해조류박람회를 열면서 국내 최초로 바다 위에 전시장을 설치키로 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00명이 넘는 관람객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전시 무대를 만들겠다”는 것인데, 벌써부터 설치 방식과 안전 문제 등을 놓고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는 것이다.
군이 계획 중인 ‘바다 위 박람회장’은 바다에 대형 바지선을 띄우고 그 위에 40여개의 컨테이너를 올려 전시공간으로 꾸미는 방식이다. 이 곳에 들어설 해상 전시관은 건강인류관, 바다신비관, 미래자원관 등 3개다.
군은 3,100톤에 달하는 유조선 블록을 싣고 다니는 1,600톤급 바지선(폭 22m 길이 70m짜리) 2척을 연결하고 그 위에 건강인류관과 미래자원관을 세우기로 했다. 이들 전시관은 각각 40피트짜리 컨테이너(길이 12m 높이 4.5m) 22개의 내부를 모두 터서 하나로 연결하는 구조다. 전시공간인 컨테이너는 바지선 표면과 닿은 바닥 부분을 용접해 외부 물리력에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할 방침이다. 또 폭 16m, 길이 50m 크기의 바지선 1척은 바다신비관으로 활용된다. 이곳은 컨테이너를 사용하지 않고 철골을 활용해 관람시설이 설치된다.
박람회장이 바다 위에 떠 있다 보니,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안전 문제다. 풍랑이나 바람, 대규모 관람객의 하중 등으로 침몰이나 붕괴 등 대형 재난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군은 “바지선 1척에 몸무게 70kg인 성인 남자 600명이 한꺼번에 올라 타도 42톤 밖에 되지 않아 안전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군은 동시에 1,800여명이 관람할 수 있는 만큼 안전사고에 대비한 시설 확충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 군은 바지선 1척 당 2개의 대형 닻을 해저로 내려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할 계획이다. 또 바지선 주변 해상은 폭 5m 규모의 부력재로 에워싸 관람객이 발을 헛디뎌도 바다에 빠지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해상전시관 내부도 바다와 완전히 격리되도록 전시 통로를 만들어 사고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한다. 육지와 해상전시관을 잇는 폭 2m 길이 15m의 출입구도 경사를 최소화해 기능성과 안전성을 함께 살린다. 특히 바다전시관이 들어설 곳은 대형 방파제가 둘러싸고 있어 풍랑 등의 영향도 직접 받지 않는 곳으로, 평상시 파고도 50㎝ 안팎으로 잔잔하다. 군은 수심 8~10m로 간만의 차도 크지 않아 해상전시관 이용, 관람, 관리 등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해상 박람회장’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는 지난해 2월 신우철 완도군수가 제안했다. 지난해 1월부터 해상 구조물에 건축법 적용이 가능하도록 법이 개정돼 해상 전시관 설치에 따른 법적 문제도 해소된 터였다. 군은 바지선 접안부터 고박, 용접, 컨테이너 설치 등 해상전시관 설치 작업을 3월 20일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신 군수는 “해상전시관은 박람회대회장의 협소함을 보완하고,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는 획기적인 방안”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인 만큼 이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반영해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글ㆍ사진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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