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를 철창에 가둔 채 불에 달군 쇠꼬챙이로 찌르고 끓는 물을 붓는 등 학대하는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수사를 촉구하는 동물단체와 네티즌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경찰도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동물보호단체 케어는 설 연휴 기간인 28일 길고양이 학대하는 영상을 제보 받은 이후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31일 밝혔다. 영상에는 한 남성이 철창에 갇힌 고양이를 쇠꼬챙이로 찌르고, 끓는 물을 부으면서 즐거워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제보자를 비롯한 네티즌들도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올려진 영상을 보고 해당 계정을 경찰서에 고발한 상황이다.
학대 용의자를 빠르게 찾기 위해 케어는 수사 의뢰 외에 별도로 500만원의 현상금을 내걸었고, 동물자유연대와 카라는 SNS를 통한 제보자 찾기에 나섰다. 수사촉구와 동물보호법 개정을 위한 온라인 서명 운동도 시작됐다.
케어 관계자는 “학대 영상을 올린 계정 소유자가 유튜브와 게임사이트 등에서 문제의 영상을 다 삭제한 후 SNS에 자신의 얼굴을 공개했다”면서 “우리 단체에 대해 명예훼손 소송 제기 등 법적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학대범이거나 적어도 학대범과 가까운 사람으로 보고 있다”며 “동물학대 영상을 유포하는 자체만으로 동물보호법을 어긴 것이어서 처벌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영상 게시자는 고양이 학대 영상 이외에도 웰시코기를 냄비에 넣는 시늉을 하는 영상을 올리는 등 다른 동물들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보여, 다른 동물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빠르게 범인을 찾아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사회적으로 관심이 높은 사안으로 보고 바로 사실관계를 파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정반석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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