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월 만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복귀전에서 컷 탈락으로 자존심을 구긴 타이거 우즈(42ㆍ미국)가 두바이 원정길에 오른다.
우즈는 2일부터 나흘 동안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에미리트 골프장(파72)에서 열리는 유럽프로골프투어 오메가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에 출전한다. 지난주 이틀 만에 짐을 쌌던 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만큼 이 대회도 우즈와 인연이 깊다.
우즈는 7차례 출전해 2006년과 2008년 두 차례 우승했다. 한 번도 컷 탈락한 적이 없고 다섯 번이나 5위 이내에 입상했을 만큼 최고의 궁합을 자랑했다. 28라운드를 치르는 동안 25라운드를 언더파 스코어를 적어냈다. 평균 타수는 68.71타다. 이 코스에서 우즈보다 더 나은 스코어를 낸 선수는 없다. 우즈는 “코스를 구석구석 잘 안다. 그린도 손바닥 들여다보듯 파악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두바이까지 17시간 장거리 비행도 문제 없다고 장담했다.
하지만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드러난 우즈의 기량은 정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16번의 대회서 8번이나 정상을 차지했던 ‘약속의 땅’ 토리파인스골프장이었지만 컷에 걸렸다.
때문에 이번 대회 역시 우즈의 현실적인 목표는 컷 통과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영국 BBC는 “이번 대회 우즈의 만족스러운 목표 달성은 컷 통과”라고 전망했다.
한국 남자 골프의 간판으로 떠오른 왕정훈(22)도 이 대회에 참가해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우즈의 참가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대회여서 성적에 따라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기회다. 역대로도 이 대회는 세베 바예스테로스(1992년ㆍ스페인)를 비롯해 스타 선수들의 등용문이었다. 우즈와 함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도 2승(2009, 2015년)을 올렸다. 최다승은 어니 엘스(남아공)가 보유한 3승(1994, 2002, 2005년)이다. 역대 우승자들은 12개의 나라에서 총 22명이 배출됐다.
왕정훈은 1월 29일 카타르 마스터스에서 새해 첫 승전보를 전하며 유럽프로골프투어 통산 3승과 상금랭킹 2위에 올라 이번 대회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부상했다. 두바이는 카타르에서 비행기로 1시간 거리다. 또 카타르 마스터스가 열린 도하 골프장은 에미리트 골프장과 비슷한 사막형 코스다. 체력적, 환경적으로 왕정훈의 2주 연속 우승을 기대해볼 만하다.
디펜딩 챔피언 대니 윌릿(잉글랜드)을 비롯해 두바이에 오래 거주한 헨릭 스텐손(스웨덴)과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마르틴 카이머(독일) 등도 우승 후보로 거론된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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