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 고통 700만원 배상 판결 받았지만
법원 “모욕 인정 100만원 물어주라” 판결
A씨는 지난해 6월 한 유치원을 찾아가 교사 B씨를 가리키며 “내 남편과 바람이 난 꽃뱀”이라고 고성을 질렀다. 동료 교사들이 다 들을 정도였다. 20년째 살아온 남편과 불륜을 저지른 B씨 직장을 찾아가 바람 피운 사실을 폭로하며 공개적인 망신을 준 것이다. B씨는 2015년 초부터 A씨 남편을 자신의 집에서 재우고 때때로 함께 해외여행도 다녔다. 7,000통이 넘는 문자메시지도 주고 받았다. A씨는 “나가서 얘기하자”는 B씨를 뿌리치며 머리채를 뜯기도 했다. 감정이 상한 두 사람의 다툼은 법정에서도 이어졌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0단독 이경희 판사는 두 사람이 서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맞소송에서 B씨가 A씨에게 7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가정 불화를 초래해 A씨가 입은 정신적 고통의 손해를 배상하라는 취지였다. A씨는 3,000만원을 청구했지만, 혼인 관계가 파탄에 이르지는 않은 점, B씨와 남편의 관계 지속기간이 길지 않은 점이 고려됐다.
이 판사는 아울러 A씨가 B씨에게도 100만원을 배상하라고 주문했다. 이 판사는 “직장 동료 앞에서 B씨의 사회적 평판을 떨어뜨릴 만한 말을 해 모욕한 사실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B씨가 A씨의 행동 때문에 직장을 관뒀고 살던 아파트를 싸게 급매했다고 주장하며 8,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주장한 것은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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