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멕시코산 제품에 20%의 수입 관세를 물려 국경 장벽 건설 비용을 충당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멕시코가 미국 농축산품 수입을 줄이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0일(현지시간) 멕시코 일간지 엘 에코노미스타 등에 따르면 멕시코는 미국이 자국 제품에 국경세를 부과하면 미국산 농축산품 수입을 줄이고 수입 경로를 브라질 등 남미 국가로 다변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이 국경세를 부과할 경우 보복 관세로 즉각 대응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데 이어 미국의 조치에 강경 대응하는 모습이다. 앞서 숀 스파이서 미 백악관 대변인은 “20% 관세 부과로 미국은 1년에 100억 달러(약 11조6,700억원)를 거둘 수 있다. 그것만으로도 국경 장벽 건설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 타격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멕시코는 세계 최대 농축산품 수출국인 미국의 주요 판매국가다. 2015년 기준 멕시코의 미국산 수입품목은 옥수수가 24억 달러(약 2조8,800억원), 돼지고기가 10억5,000만달러(약 1조2,254억원), 닭고기 9억4,000만달러(약 1조967억원) 등이다.
국경 장벽을 둘러싼 양국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멕시코산 아보카도를 먹을 수 없을 거란 우려도 나온다. 현지 언론은 지난 18일 멕시코 할리스코 주에서 생산한 아보카도를 실은 트럭이 미 농무부의 갑작스러운 통관 거부로 국경을 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아보카도 80%가량을 멕시코에서 수입하고 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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