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검찰 요청 받아들여
최순실(61·구속기소)씨 딸 정유라(21)씨에 대해 30일 오후 덴마크 법원이 구금 재연장 결정을 내렸다. 현지 검찰은 구금 기간 정씨 조사를 통해 특검으로부터 요구 받은 한국으로의 범죄인 인도(송환)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덴마크 올보르 지방법원은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5시 정씨에 대한 구금 재연장 심리를 열고, 2월 22일까지 구금을 연장하기로 했다. 앞서 덴마크 검찰은 구금 기간 내(31일 오전 5시)에 정씨 송환 여부를 결정하기 어렵다며 법원에 구금 연장을 요청했다.
정씨는 이날 심리에서 이화여대 부정입학 의혹 등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더불어 “(주덴마크 한국) 대사가 저의 전 남편, 아이 아빠가 (아이에 대한) 긴급 구난요청을 했다며 아이를 데려가겠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한국 측이 자신을 송환하기 위해 아이 문제를 내세우면서 압박했다는 주장이다. 현지 한국대사관 측은 “대사가 만난 적도, 그런 말을 한 적도 없다”고 했다.
정씨 신병확보 기간을 늘린 덴마크 검찰은 한국 특검에 요청한 정씨 관련 범죄 사실 등의 정보가 도착하는 대로 이를 검토, 정씨를 국내로 송환할지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필요할 경우 정씨에 대한 대면 조사도 실시할 예정이다. 다만 덴마크 검찰의 송환 결정에도 정씨가 곧바로 국내로 들어올 지는 미지수다. 송환 결정 3일 이내 법원에 이의를 제기하면 송환 결정의 적법성을 다툴 소송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정씨는 앞서 국내 재산 유출과 탈세 등 혐의에 대한 독일 검찰 수사를 대비해 현지 변호사를 채용한 것으로 알려져, 송환 결정에 불복할 가능성이 높다. 검찰 관계자는 “당장 소송으로 들어가면 길게는 1년 이상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장 3월 말까지인 특검 수사 기간 내에는 국내로 오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덴마크 검찰이 송환을 거부한다면 정씨는 곧바로 석방된다. 한국 여권의 효력은 잃었지만 독일 비자가 내년 말까지 유효해 정씨는 유럽 내 이동의 자유를 보장 받는다. 정씨가 종적을 감춰버리면 국내 송환은 사실상 물 건너 가게 된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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