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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진 대선시계… 아내들의 내조 경쟁도 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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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진 대선시계… 아내들의 내조 경쟁도 점화

입력
2017.01.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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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서울 정동교회에서 야권의 대선후보 부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사랑의 떡국나누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원순 서울시장 부인 장난희씨,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재명 성남시장 부인 김혜경씨,문재인 전 대표 부인 김정숙씨. 고영권 기자 youngkoh@hankookilbo.com
19일 오전 서울 정동교회에서 야권의 대선후보 부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사랑의 떡국나누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원순 서울시장 부인 장난희씨,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재명 성남시장 부인 김혜경씨,문재인 전 대표 부인 김정숙씨. 고영권 기자 youngkoh@hankookilbo.com

대선 주자들의 행보가 본격화하면서 부인들의 ‘내조 경쟁’도 불붙고 있다. 남편을 묵묵히 뒷바라지하는 그림자 내조형이 대부분인 가운데 공개 행보도 마다하지 않는 적극적 내조형도 만만치 않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의 대표 부인 김정숙(63)씨는 지난해 추석부터 매주 빠지지 않고 화요일 1박2일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해 ‘호남 민심’ 공략에 나섰다.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히는 호남의 이른바 반문정서를 극복하기 위한 행보로, 아동센터나 장애인 단체를 방문하거나 종교ㆍ예술ㆍ여성계 등 다양한 방면의 인사들을 만나왔다. 평소 스스럼없는 성격의 김씨는 만나는 사람들에게 특유의 친화력을 발휘, 2012년 대선 패배에 대해 “미안하다”고 인사를 하며 다가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김씨가 지역 어른들에게 인사하면 처음엔 왜 왔냐 눈총을 주다가도 나중엔 눈빛이 부드러워진다”고 전했다. 김씨는 이번 설 연휴까지는 매주 광주를 방문하고, 이후에도 꾸준히 광주를 찾을 계획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의 부인 김미경(54)씨도 최근 공개 활동을 늘리며 ‘적극적 내조형’으로 변하고 있다. 김씨는 17일 안 전 대표와 함께 전남 여수 수산시장 화재현장을 방문했다. 김씨는 올해 들어 자신의 고향인 여수를 포함해 호남을 네 차례 이상 방문하면서 호남을 기반으로 ‘자강론’ 세 몰이에 나선 안 전 대표를 후방지원하고 있다. 김씨는 설 연휴 마지막날인 29일에는 안 전 대표와 ‘안철수 부부의 설날 민심 따라잡기-올 댓글 퍼포먼스’라는 이름의 페이스북 생중계 토크쇼를 진행한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페이스북 토크쇼뿐 아니라 이번 설엔 안 전 대표와 함께 ‘떡국 행사’에 참석하는 등 앞으로 활동 범위를 넓힐 계획”이라고 전했다.

13일 반기문 UN 전 사무총장과 부인 유순택 여사가 서울 동작구 현충원의 이승만 전 대통령 묘역에서 분향하고 있다. 한국일보
13일 반기문 UN 전 사무총장과 부인 유순택 여사가 서울 동작구 현충원의 이승만 전 대통령 묘역에서 분향하고 있다. 한국일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부인 유순택(72)씨도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유씨는 원래 반 전 총장의 정치활동에 반대했으나, 최근엔 가장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 전 총장과 유씨는 고교 시절 각각 충주고 반장과 충주여고 반장으로 학생회 활동을 함께하며 인연을 맺었다. 12일 반 전 총장 귀국 기자회견에 동행한 유씨는 13일 반 전 총장과 함께 국립 서울현충원에서 전직 대통령들을 참배했다. 그러나 유씨는 정치적으로 비칠 수 있는 일정에는 함께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반 전 총장 측 관계자는 “혹시 모를 구설을 피하면서도 자신의 역할은 다하는 절제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의 부인 김혜경(50)씨는 이 시장이 대선주자로 급부상하면서 바빠졌다. 이전에는 성남에서 활동했지만, 전국 각지에서 와달라는 요청이 많아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최근엔 비공개로 전남 진도의 팽목항을 방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안희정 충남지사의 부인 민주원(53)씨는 ‘대변인 내조’를 자처한다. 최근 한 여성 월간지와 인터뷰를 한 민씨는 앞으로도 언론 인터뷰 요청이 들어오면 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도정을 병행해야 하는 남편의 발길이 닿지 못한 지역을 찾는 일정도 검토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정치적 비전을 알리는데 주력하는 대선주자들과 달리 각 후보들의 부인들은 직접 보살핌이 필요한 곳에 다가가 바닥 민심을 듣는다”면서 “현장을 전달하는 역할을 넘어 후보자의 약점을 보완하고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역할도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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