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귀성 전쟁이 본격화하면서 방역 당국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설 연휴 민족대이동이 잠잠하던 조류 인플루엔자(AI) 사태를 다시 확산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2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날 AI 확진 농장 3곳(화성 2곳, 김포 1곳)이 추가돼 AI 발생 농장이 총 337호로 늘었다. 최근 경기 지역에선 의심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AI 의심신고와 확진판정은 지난 19일까지 나흘 연속 0건에 머물렀다. 그러나 20일 경기 김포(메추리)와 화성(산란계) 농가가 AI 의심신고를 했다. 24일에도 국내 최대 닭산지인 포천에서도 36일 만에 다시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16일 전남 해남에서 AI 최초 의심신고가 접수된 뒤 두 달여 만에 소강국면에 접어드는 듯 했던 AI가 다시 확산되는 것 아니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설 연휴를 계기로 AI가 재창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AI가 주로 사람과 차량에 묻은 바이러스를 타고 번지는 걸 감안하면 전국적으로 민족 대이동이 벌어지는 설 연휴는 방역 당국 입장에선 가장 위험한 시기가 아닐 수 없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26~30일 전국 예상이동 인원은 3,115만명에 달한다.
방역당국은 축산농가뿐 아니라 귀성객들도 AI 확산 예방에 동참해 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우선 철새 도래지나 닭ㆍ오리 농가 방문을 자제해야 한다. 야생동물 접근도 피해야 한다. 야생동물과 접촉했을 때는 눈과 호흡기를 만지지 말고 곧 바로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차량 소독과 축산 농장 접근 금지는 AI 확산 방지를 위해 꼭 필요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방역당국은 내달 1일까지 설 명절 AI 특별방역 대책을 추진한다. 특별방역 기간 동안 군 제독 차량과 농협 공동 방제단, 지자체 소독차량 등을 동원해 일제 소독을 강도 높게 실시할 계획이다. 또 농식품부 지역담당관과 유관기관 직원들을 파견해 축산시설과 거점 소독시설의 방역 조치 이행상황 등도 점검한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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