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해외 골프카트 선두업체 이지고(E-Z-GO)의 신모델에 원통형 배터리팩을 공급하며 글로벌 골프카트 시장 공략을 시작했다.
삼성SDI는 이지고의 모기업인 글로벌 특수차 제조사 TSV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 컨트리클럽에서 골프카트용 리튬 이온 배터리(LIB) 공급을 위한 전략적 협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삼성SDI는 국내에서 골프카트용 배터리를 소량 공급했지만, 본격적인 해외진출은 처음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TSV는 이지고의 골프카트 신모델 ‘엘리트(ELiTE)’에 삼성SDI의 고출력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하고, 향후 기술 개발 등도 협력한다. 삼성SDI 배터리가 장착된 엘리트는 이날부터 오는 29일까지 미국 올랜도에서 열리는 국제 골프용품 박람회에 전시됐다.
앞서 엘리트는 굴곡이 심하고 언덕이 많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티헤라스 크릭 골프장에서 시범 운행을 통해 성능검증을 마쳤다.
LIB는 골프카트에 주로 채택된 납축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저장 밀도가 높고, 수명이 2배 이상 길다. 부피와 무게가 적어 경량화가 가능한데다 유지 관리도 용이하다. 수백 개의 원통형 셀로 이뤄진 골프카트용 삼성SDI의 LIB 팩에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도 함께 탑재돼 안정적인 사용환경을 제공한다.
소형 배터리 시장은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정보기술(IT) 기기에서 전동공구와 골프카트, 자전거 등 비IT 제품으로 확대 중이다. 삼성SDI는 골프카트 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하고 2013년 전용제품 개발에 뛰어들었다.
마이클 알 파크허스트 TSV 부사장은 “지난 3년간 테스트 결과 배터리 수명과 유지보수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삼성SDI의 LIB 경쟁력이 탁월했다”며 “삼성SDI와 이지고의 협력은 골프카트 업계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조사기관 젠팩트에 따르면 올해 세계시장의 골프카트 수요는 21만4,000대이고, LIB 채용률은 지난해(1%)보다 늘어난 14%로 예상된다.
윤준열 삼성SDI 소형전지 영업담당 상무는 “이지고 골프카트 프로젝트는 납축 배터리를 LIB로 바꾸는 신시장 개척의 가시적 성과”라고 말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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