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결여돼 보인다”지적에
숀 스파이서, 딱 붙는 감색 정장 변신 시도
대선 과정부터 외모의 중요성을 자주 언급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입성 이후 참모진 옷차림까지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는 이미지의 힘을 굳게 믿는 사람”이라며 “그는 자신의 백악관 드라마에 등장하는 배우들도 역할에 맞는 의상을 입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WP는 백악관이 최근 며칠간 참모진의 ‘외모 문제’를 해결하느라 바빴다고 덧붙였다.
의상 변화로 이미지 반전을 모색한 대표적인 인물은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 트럼프는 지난 주말 헐렁한 줄무늬 회색 정장을 입고 연단에 선 스파이서를 질책했다. 엉성한 옷차림 탓에 자신감이 결여돼 보인다는 지적이었다. 다음날 스파이서는 몸에 딱 맞는 감색 정장을 차려 입고 첫 공식 브리핑 일정에 나섰다. WP는 그가 전보다 위엄 있고 잘 준비된 듯한 인상을 풍겼다고 평가했다.
‘이너 서클(inner circle)’의 핵심 참모들도 부쩍 의상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각종 행사 때마다 국기를 연상시키는 강렬한 의상으로 애국심을 뽐내고 있다. 편안한 복장을 선호하던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도 트럼프의 부름을 받고 난 뒤부터는 정장과 넥타이를 챙긴다. 트럼프 본인 또한 더 단정하게 보이기 위해 포켓스퀘어(재킷 가슴주머니에 꽂는 장식 손수건)를 착용하기 시작했다.
트럼프가 외모를 중시한다는 사실은 이미 유명하다. 트럼프는 지난 7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낙점하면서 그의 훌륭한 외모를 주요 이유로 언급했고, 민주당 대선주자였던 힐러리 클린턴에게는 “대통령의 생김새가 아니다”고 말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트럼프의 오랜 친구로 알려진 크리스 루디 뉴스맥스 CEO도 “트럼프는 TV에 나오는 이미지를 중요한 정책 홍보 수단으로 여긴다”며 “그가 ‘쇼 비즈니스’출신임을 잊지 말라”고 말했다.
WP는 격식 있는 복장이 대중에게 전문성과 권위를 어필하는 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미지는 부차적인 것일 뿐 본질을 바꿀 수는 없다”며 “정치인의 의상이 당신의 판단력을 흐리게 두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강유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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