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인용한 일본 대졸자 취업률 통계는 사실과 다를 뿐 아니라 자의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반 전 총장은 심각한 청년실업 문제를 언급하며 “일본 대졸자의 100%가 취업되고 있고 미국도 대졸자 취업률이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청년 일자리 창출과 직결되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한국의 준비 부족을 지적하며 나온 이야기다. 반 전 총장은 지난해 5월 일본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일본 대졸자 취업률(97.3%) 통계를 토대로 이러한 발언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후생노동성 취업률 지표는 ‘통계의 착시’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이 지표는 취업 희망자를 분모로 하고 취업자를 분자로 해 산출됐기 때문이다. 한 공공기관 통계 담당자는 “대졸자 취업률을 산출할 때에는 통상 전체 대학 졸업생 수 대비 취업자 수로 계산한다”며 “취업 희망자란 기준 자체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 문부과학성이 발표한 일본 대졸자 취업률은 74.7%다. 우리나라 대졸자 취업률은 67.5%(한국교육개발원ㆍ2015년 기준)다. 지난해 9월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지표’에서도 일본의 대졸자(석사ㆍ박사 포함) 고용률은 86%로, 한국(78%)과 큰 차이가 없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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