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절벽’이 갈수록 더 가팔라지고 있다. 작년 11월 국내에서 태어난 아이 수가 또 다시 월간 기준 최저 기록을 갈아치웠다. 월 출생아 수 ‘3만명 선’조차 위태로운 상태다.
25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작년 11월 출생아는 3만300명에 그쳐, 1년 전(3만3,500명)보다 9.6%나 급감했다. 이는 월간 출생아 수 통계가 작성된 지난 2000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로, 역대 최저 기록을 세웠던 작년 10월(3만1,600명)에 이어 두 달 연속 사상 최저치를 경신한 셈이다.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0년만 해도 국내 월간 출생아 수는 6만명대(1월 6만1,200명)였으나 2015년 3월 이후로는 한번도 4만명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최근 같은 급감세라면 조만간 월간 3만명 선도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출생아 수 역시 역대 최저에 머물 전망이다. 작년 1~11월 태어난 아이 수는 37만9,300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40만6,500명)보다 6.7%나 줄었다. 최근 계획 임신이 늘어나면서 연말 출산이 예전보다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작년 출생아 수는 41만명에도 못 미칠 거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연간 출생아가 가장 적었던 건 지난 2005년의 43만5,000명이었다.
젊은층 인구가 적은 농촌 지역뿐 아니라 이제는 인구가 많은 대도시에서도 아기울음 소리 듣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작년 11월 시도별로 1년 전보다 태어난 아이가 증가한 곳은 세종시(300명 출생)가 유일했다. 서울(5,500명) 부산(1,900명) 대구(1,400명) 등 7개 특별시ㆍ광역시는 모두 전년보다 출생아가 줄었다.
출산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 혼인도 덩달아 줄고 있어 향후 출생률 감소 우려는 더 커진다. 지난해 11월 혼인 건수는 2만5,400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600건이 감소했다. 지난해 1~11월 혼인 건수(25만3,300건)를 감안하면 작년 연간 혼인 건수마저 처음으로 30만건을 밑돌 것이 확실시된다. 연간 혼인 건수는 2014년(30만5,507건), 2015년(30만2,828건)으로 연달아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11월 사망자 수는 2만3,300명으로 1년 전보다 2.6%늘었다. 이혼 건수는 1만 건으로 9.9% 증가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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