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월 만에 PGA투어에 돌아오는‘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2ㆍ미국)의 복귀에 세계 골프계가 긴장하고 있다.
우즈는 오는 2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토리파인스 골프장에서 열리는 PGA투어 파머스 인슈런스 오픈에 출전한다. PGA투어 정규 대회 출전은 2015년 8월 윈덤 챔피언십 이후 17개월 만이다. 한때 우즈와 랭킹 1위를 다툰 어니 엘스(48ㆍ남아공)는 “우즈는 사람들의 시선을 골프로 끌어 들인다. 그의 복귀와 재기는 골프(산업)에는 호재다”라고 말하고 있다. 실제 파머스 인슈런스 오픈 입장권 판매는 우즈가 출전한다고 밝힌 이후 15시간 만에 20% 증가했다. 인터넷에서 파머스 인슈런스 오픈 입장권 검색은 400% 늘어났다.
그러나 우즈가 미칠 파급효과에 비해 성적에는 물음표가 붙었다. PGA투어 홈페이지에 대회 때마다 게재하는 ‘우승 예상 선수’ 명단에도 우즈의 이름은 빠져 있다. CBS 골프 전문 기자 카일 포터는 “컷 통과는 하겠지만 우승 경쟁은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그래도 코스를 워낙 잘 아는 선수라서 허리만 문제가 없다면 생각보다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골프닷컴 객원기자 존 센스 역시 “컷은 통과할 것으로 본다”면서 “히어로 월드 챌린지 때처럼 드라이버 티샷이 흔들리면 좋은 성적은 기대하기 힘들다. 토리파인스 골프장은 히어로 월드 챌린지가 열린 리조트 골프장과는 다르다”고 분석했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제프 리터 기자는 컷 통과도 어렵다고 내다봤다. 그는 “바하마에서 좋은 스윙을 제법 보였지만 성적은 바닥이었다”면서 “이제 그는 재기를 향한 첫 발걸음을 뗐을 뿐이며 투어 대회에 다시 등장한 것만 해도 대단한 진전”이라고 밝혔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선임기자 마이클 뱀버거는 “우즈는 다시 투어 대회에서 우승한다. 그러나 시간이 걸린다. 이번 대회는 컷 통과가 우선이다”라고 전문가들의 견해를 압축했다.
하지만 토리파인스 골프장이라면 이야기가 다를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우즈는 토리파인스 골프장에서 열린 대회에서 16번 출전해 8승을 거뒀다. 8승 가운데 한번은 US오픈이다. 8승은 치치 로드리게스, 브래드 팩슨, 프레드 펑크, 리 잰슨 등 쟁쟁한 선수들이 평생 따낸 투어 대회 우승 횟수와 같다. 우승 못 한 나머지 8번 가운데 4번도 5위 이내에 입상했다. 샌디에이고 유니언 트리뷴의 브라이스 밀러는 “토리파인스 골프장은 우즈에게 편하게 잘 맞는 야구 모자나 추운 날씨에 뜨끈한 국물 같은 존재”라고 묘사했고, 지난해 파머스 인슈런스 오픈 우승자 브랜트 스네데커(미국)는 “우즈에게는 특별한 코스”라고 말했다. 세계랭킹 20위 맷 쿠처(미국)의 캐디 존 우드는 “우즈가 파머스 인슈런스 오픈에서 우승 경쟁을 벌인다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히어로 월드 챌린지가 열린 올버니 골프장은 티샷이 빗나가면 무조건 벌타를 받아야 했다. 토리파인스는 그렇지 않다. 어떻게든 페어웨이로 나오면 기회가 있다. 우즈가 토리파인스에서 US오픈 우승할 때도 페어웨이 안착률은 그리 높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우즈는 복귀전에서 세계 1위 제이슨 데이(호주), 지난해 US오픈 우승자 더스틴 존슨(미국)과 동반 플레이를 펼친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25일 1, 2라운드 조 편성 결과를 발표했는데 우즈는 27일 오전 3시40분 토리파인스 골프클럽 남코스 1번 홀에서 데이, 존슨과 함께 첫날 경기를 시작한다. 2라운드는 장소를 북코스로 옮겨 28일 오전 2시30분 10번 홀에서 첫 티샷을 날린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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