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요양병원장ㆍ보호사 등 4명 입건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들을 때리거나 성추행한 요양병원 요양보호사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해당 요양병원은 환자들에게 다른 환자 기저귀 갈아주기 등 강제 노동을 시키고 규정을 어긴 채 수갑까지 채운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 강화경찰서는 정신보건법 위반 및 강제추행 혐의로 강화군 H병원 요양보호사 진모(49)씨를 구속하고 환자 폭행 혐의로 이모(33)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은 또 정신보건법 및 사문서 위조 등 혐의로 병원장 오모(45)씨와 병원사무장 김모(5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진씨와 이씨는 지난해 자신들의 통제에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정신질환으로 입원한 환자 A(25)씨 등 2명을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진씨는 입원 환자 B(25ㆍ여)씨를 상습적으로 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오씨와 이씨는 2015년 9월 요양병원 설립 허가에 필요한 세탁물 및 폐기물 처리 계약서를 위조해 강화보건소에 제출, 같은 해 11월 개원 허가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이후 1년여간 병원 운영비를 절감하기 위해 환자 10여명에게 환자복 세탁과 식당 배식, 다른 환자 기저귀 갈아주기 등을 강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병원은 정신질환이 있는 환자 2명에게 수갑을 채우면서 결박 이유 등을 격리 강박일지나 진료기록부에 기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H병원은 발달장애, 알코올 중독, 치매 등 장기 요양이 필요한 환자들을 주로 치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앞서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퇴원한 한 환자로부터 “보호사가 다른 환자를 때리고 결박했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고 병원 관계자와 퇴원 환자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여왔다.
이 병원의 전신은 서울역 등에서 노숙인 수백명을 꾀어 입원시키고 감금해 숨지게 하거나 요양급여 15억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나 문을 닫은 베스트요양병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약 3개월에 걸쳐 보호자 동의 없이 스스로 입원한 환자 26명 등을 전수 조사해 폭행 사실 등을 밝혀냈다”며 “강화보건소와 공조해 다른 요양병원에서 유사한 피해 사례가 있는지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지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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