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 수준으로 추락했다. 백화점 설 선물 매출도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뒷걸음질쳤다.
24일 한국은행의 ‘2017년 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전달 대비 0.8포인트 내려간 93.3까지 떨어졌다. 이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소비심리가 급격히 꺾였던 2015년 6월(98.8)보다도 낮은 수치다.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권이었던 2009년 3월(75.0) 이후 최저치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동향지수(CSI)중 6개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로, 장기평균치(2003~2015년)를 기준값 100으로 둔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9월 한진해운 법정관리, 미 금리인상 가능성, 북한 핵실험 등으로 경제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내림세로 돌아섰다. 이어 미국 대통령 선거, 최순실 사태까지 터지면서 지난해 12월엔 94.2를 기록했다.
6개월 전과 현재를 비교하는 현재경기판단지수도 51로, 전달 대비 4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2009년 3월(34포인트) 이후 최저 수준이다.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는 이미 유통 업체들의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이날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5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설 선물 매출(사전예약 판매 포함)이 지난해 같은 기간(설 전 일 수 기준)보다 1.2% 줄었다. 상대적으로 고가 상품군인 한우세트 등 축산(-9.5%) 과일(-8.8%) 굴비(-18.3%) 등의 타격이 컸다. 현대백화점도 작년 12월 26일부터 지난 22일까지 설 선물 매출(사전예약 포함)이 전년 동기 대비 9.1%나 줄었다. 백화점 설 선물 매출이 줄어든 것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강지원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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