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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수혈 적정성을 평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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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수혈 적정성을 평가하라

입력
2017.01.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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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 고대안암병원 정형외과 교수

박종훈 고대안암병원 정형외과 교수
박종훈 고대안암병원 정형외과 교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이 일선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적정성 평가를 하고 있다. 2001년 약제급여 적정성 평가를 시작으로 현재 37개 항목으로 늘어났다. 이 제도는 긍정적인 면도 부정적인 면도 있어 전반적인 평가를 논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런 평가가 우리나라 의료의 질적 변화를 유도하는 도구로는 긍정적으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의료 적정성 평가에 수혈 적절성 여부도 평가 항목에 들어가야 한다.

알다시피 대한민국은 아주 빨리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고령화 사회가 가져다 줄 수많은 난제가 있다. 이 가운데 혈액 부족도 아주 큰 문제가 될 것이 분명하다. 즉 헌혈은 대부분 30대 이하 젊은 층이 하고 있고, 수혈은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발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혈액 부족 현상은 자명하다.

문제는 현재도 부족한 수혈용 혈액이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늘릴 정부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기껏 정부가 고민하는 것은 헌혈량을 늘리는 것이다. 그것도 방법일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현재 혈액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한다는 점이다.

앞서 의료의 질적 변화를 유도하는데 심평원의 의료 적정성 평가가 유용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적정 수혈의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수혈이 적절히 이뤄지고 있는지를 평가한 적이 없어 의아하다.

약제, 의료용 기자재 사용은 철저히 심지어 의료인이 불만을 터뜨릴 만큼 과하게 평가ㆍ관리하는데 수혈 문제만큼은 유독 자율에 맡기고 있다. 아마도 수혈이 적절히 잘 수행되고 있을 것이라는 믿음과 수혈이 좀 과하다고 해서 문제될 게 없다는 생각에 기인한 듯하다.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전 세계 어느 나라나 비슷한 상황이지만 대한민국의 수혈은 분명 과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수혈이 환자 수술 후 결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즉 수술 후 감염과 사망률 등에 수혈이 영향을 주기에 일선 의료기관의 의료 질 적정성 평가 항목에 수혈이 적절히 이뤄지는지 여부를 평가하는 것은 매우 시급하다. 무수혈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 수혈을 지향하는 것이 환자의 치료성적을 높이는데 관건이기도 하다. 또한 막대한 세금이 들어가고 있지만 대책 없는 혈액관리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도 있다.

의료인이 알아서 잘하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다 보니 의료인들의 변화가 더딜 수밖에 없기에 하는 말이다. 분명한 것은 헌혈은 소중하다. 그리고 수혈은 신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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