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만달러 수수 의혹 공식 부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측이 네거티브 공세 대응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박민식 전 새누리당 의원은 반 전 총장의 법률대리인 자격으로 2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반 전 총장이 2005년 외교부 장관 시절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 2억여원을 받았다는 의혹 보도를 “100% 허위 사실”이라며 반박했다. 앞서 지난달 24일 시사저널은 2005년 5월 3일 당시 외교부 장관이던 반 전 총장이 서울 한남동 공관에서 베트남 외교장관 환영 만찬 직전 박 전 회장한테서 20만달러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시사저널은 반 전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 취임 초기인 2007년 취임 축하명목으로 3만달러를 수수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박 전 의원은 반 전 총장의 행적을 근거로 의혹 보도를 부인했다. 박 전 의원에 따르면 당일 반 전 총장은 만찬 시작 예정 시간인 오후 7시 직전에 도착했지만 박 전 회장은 1시간가량 늦게 만찬 장소인 공관에 도착했다. 박 전 의원은 이를 뒷받침할 근거로 당시 촬영된 사진과 참석자들 진술 등을 제시했다. 공관에는 사무실이 없기 때문에 돈이 오간 장소 역시 명확치 않다는 게 박 전 의원의 주장이다.
박 전 의원은 반 전 총장의 일기장도 반박 정황의 근거로 제기했다. 반 전 총장은 일기장에서 박 전 회장을 ‘부산에서 사업하면서 베트남 명예 총영사로 근무하는 사업가’로 묘사하면서 “대통령의 후원자라 그런지 태도가 불손하고 무식하기 짝이 없었다. 모든 사람이 불편해 하는데도 공식 만찬에서 폭탄주를 돌리라고 강권하고 혼자 큰소리로 떠들어대는 등 분위기를 완전히 망쳐버렸다”고 적었다. 박 전 의원은 “처음 본 사람이어서 사람 이름을 몰랐던 것”이라며 “그날 20만달러를 준 사람한테 일기 쓰면서 이렇게 아주 혹평을 한다는 것이 일반 사람 상식에 맞는지 판단해 보라”고 설명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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