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61ㆍ구속기소)씨의 딸 정유라(21)씨의 ‘이화여대 특혜’ 비리를 수사중인 박영수(65) 특별검사팀이 최경희(55) 전 이화여대 총장에 대해 22일 업무방해 및 위증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씨 관련 비리에 연루돼 교수들이 무더기로 구속된 이화여대가 전임 총장까지 구속되는 불명예를 안을 처지에 놓였다.
특검팀에 따르면 최 전 총장은 정씨가 입시 및 학사 관리 특혜를 받을 수 있도록 김경숙(62ㆍ구속) 전 신산업융합대 학장과 이인성(54ㆍ구속) 의류산업학과 교수 등에게 부당한 지시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김 전 학장은 정씨가 2015학년도 승마 체육특기생으로 입학할 수 있도록 주도한데 이어 학점 특혜를 받을 수 있도록 류철균 교수에게 ‘잘 봐주라’는 취지로 지시한 혐의 등으로, 이 교수는 정씨가 2016학년도 1학기 수강한 3과목에 대해 성적 특혜를 준 혐의 등으로 각각 구속됐다.
최 전 총장은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청문회를 앞두고 김 전 학장 등과 ‘말 맞추기’를 통해 위증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최 전 총장은 청문회에서 “최순실씨를 2차례 만난 게 전부”라는 취지로 진술하며 정씨에 대한 특혜 제공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특검 수사 결과 최 전 총장과 최씨는 수 십차례 통화를 했을 뿐만 아니라 서울 여의도에서도 광고감독 차은택(48ㆍ구속기소)씨와 함께 만난 사실도 확인됐다. 김 전 학장 역시 청문회에서는 “정씨의 특혜 입학 사실이 없는 것으로 기억하며, 학점관리를 지시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9일 국조특위는 특검에 위증 혐의로 김 전 학장과 최 전 총장을 고발했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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