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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위 멈춰버린 10초…별들은 굳었고 팬들은 빵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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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위 멈춰버린 10초…별들은 굳었고 팬들은 빵 터졌다

입력
2017.01.22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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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서울 삼성의 마이클 크레익(가운데)을 필두로 한 올스타 선수들이 22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댄스 파티를 펼치고 있다. KBL 제공
프로농구 서울 삼성의 마이클 크레익(가운데)을 필두로 한 올스타 선수들이 22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댄스 파티를 펼치고 있다. KBL 제공

프로농구 주니어 올스타의 마이클 크레익(26ㆍ삼성)이 공격 제한시간에 쫓겨 중거리 슛을 던졌다. 림을 맞고 튀어나온 공은 데굴데굴 굴러갔다. 평소 같았으면 리바운드를 잡기 위한 몸싸움이 펼쳐져야 했지만 코트 위 10명의 선수들은 그대로 멈췄다. 선수뿐만 아니라 벤치의 코칭스태프는 물론 심판까지 몸이 굳었다. 정지 화면처럼 시간이 흘러가자 부산사직체육관을 가득 메운 1만2,128명의 팬들은 숨 죽인 채 이 광경을 지켜봤다.

멈춘 채로 10초가 흐르자 언제 그랬냐는 것처럼 공을 향해 일제히 몸을 던졌다. 상황을 파악한 팬들은 그 때서야 웃음을 터뜨렸다. 이는 약속된 ‘마네킹 챌린지’(영상이 재생되는 동안 사람들은 마네킹처럼 부동 자세를 유지하는 것) 퍼포먼스였다. 한국농구연맹(KBL) 관계자는 “전날부터 딱 10초 후 움직이자고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1만2,128명 만원 관중이 들어찬 부산사직체육관. KBL 제공
1만2,128명 만원 관중이 들어찬 부산사직체육관. KBL 제공

사상 처음으로 21일과 22일 이틀에 걸쳐 부산에서 열렸던 2016~17 KCC 프로농구 올스타전은 흥행과 재미를 모두 잡았다. 22일 열린 본 경기에서 205㎝ 장신 슈터로 변신한 김주성(38ㆍ동부)은 뜨거운 3점슛 감각을 뽐냈고, 178㎝의 최단신 키퍼 사익스(24ㆍKGC인삼공사)는 고무공 같은 탄력으로 호쾌한 덩크슛을 꽂았다.

1쿼터에는 시니어 팀 오세근(30ㆍKGC인삼공사)과 주니어 팀 김종규(26ㆍLG)가 과도한 몸 싸움을 펼치는 신경전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2쿼터 막판엔 크레익과 리카르도 라틀리프(28ㆍ삼성)가 주도하는 댄스 파티가 펼쳐졌다. 크레익은 마이크를 잡고 흘러 나오는 음악에 맞춰 랩을 구사했다. 이후 최고참 김주성부터 막내 송교창(21ㆍKCC)까지 모든 선수들이 코트로 나와 몸을 흔들었다. 김주성은 선수들에게 “어떤 걸 하더라도 하나, 하나 팬들을 위해 제대로 하자”고 주문했다.

복면가왕 우승을 차지한 스타브라더(김선형). KBL 제공
복면가왕 우승을 차지한 스타브라더(김선형). KBL 제공

또한 가수 걸그룹 에이핑크의 축하 공연과 선수들이 가면을 쓰고 노래 실력을 뽐낸 ‘복면가왕’ 결승전까지 열렸다. 결승에서는 정승환의 ‘그날들’을 부른 ‘스타브라더’가 포맨의 ‘고백’을 열창한 ‘파이어맨’을 꺾었다. 문자로 진행된 팬 투표에서 3,709표를 획득한 스타브라더는 김선형(29ㆍSK)이었다. 2,297표를 받은 파이어맨은 김종근(31ㆍKGC인삼공사)으로 밝혀졌다.

올스타전은 시니어 팀이 주니어 팀을 150-126로 꺾었다. 최우수선수(MVP) 영예는 29점 10리바운드로 활약한 시니어 팀의 오세근(30ㆍKGC인삼공사)이 안았다.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올린 오세근은 기자단 투표(유효 표 75)에서 가장 많은 54표를 받아 상금 500만원을 챙겼다.

MVP에 선정된 오세근. KBL 제공
MVP에 선정된 오세근. KBL 제공

‘스포츠토토 덩크 콘테스트’에서는 김현민(30ㆍKT)이 국내 선수 부문 우승을 차지했다. 김현민은 1라운드에서 팀 동료 김우람이 백보드를 맞힌 뒤 튕겨 나온 공을 골대 뒤에서 앞으로 나오며 잡아 한 손으로 덩크슛을 꽂아 49점을 획득했다. 김현민은 1라운드 성공 후 이재도와 모형 칼을 들고 인기 TV 드라마 ‘도깨비’의 한 장면을 패러디 해 큰 웃음을 자아냈다. 2라운드에서는 안대로 눈을 가린 뒤 덩크슛을 성공했다. 외국인 선수 부문에서는 117㎏의 육중한 몸으로 덩크슛을 작렬한 크레익이 수상했다. ‘게토레이 3점슛 콘테스트’에서는 전준범(모비스)이 1위에 올랐다.

KT 김현민이 덩크슛 콘테스트에서 안대를 쓰고 덩크를 하고 있다. KBL 제공
KT 김현민이 덩크슛 콘테스트에서 안대를 쓰고 덩크를 하고 있다. KBL 제공

한편 KBL은 전날 팬 90여명과 올스타 선수들이 서울역에서 부산행 KTX를 함께 타고 가는 이색 행사를 진행했다. 선수들은 KTX 세 칸에 나눠 탄 팬들을 찾아 직접 도시락을 전달하고 게임도 하며 추억을 만들었다. 올스타 최다 득표 1위를 차지한 허웅(24ㆍ동부)은 열차에서 간식을 실은 카트가 지나가자 같은 칸에 있던 팬들에게 약 8만원 가량의 간식을 직접 사기도 했다. 허웅은 “간식을 산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아 내가 나섰다”며 “팬들을 위해서라면 (신용)카드를 긁어도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부산=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김주희 기자 juh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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