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재덕과 전광인(오른쪽)/사진=연합뉴스
[천안=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문똘, 부사인볼트, 아랍용병, 여기이쏘영, Ctrl+V. V리그 선수들의 유니폼에 개성 넘치는 이름들이 등장했다. 팬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이는 한국배구연맹(KOVO)이 V리그 올스타전을 앞두고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올스타 선수 유니폼 네이밍 이벤트를 진행한 결과다.
22일 프로배구 NH농협 2016-2017 V리그 올스타전이 열린 천안 유관순체육관을 찾은 팬들은 선수들의 유니폼에 적힌 별명들을 보고 박장대소했다. 특히 서재덕(28)과 전광인(26ㆍ이상 한국전력)의 별명이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서재덕이 스파이크 서브 킹 콘테스트에 나서며 훈련복 상의를 벗자 관중은 폭소했다. 서재덕의 유니폼에는 '안 부럽다 전광인'이란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이에 전광인도 훈련복을 벗고 '부럽냐 서재덕'이란 닉네임을 내보였다.
두 선수의 사연을 아는 배구팬들은 웃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서재덕과 전광인은 한솥밥을 먹는 절친으로 팀 내 에이스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사이이기도 하다. 팬들은 '브로맨스'라는 스토리를 떠올리며 두 선수에게 흥미로운 별명을 붙였다.
문성민(31ㆍ현대캐피탈)은 팀 내 별명인 '문똘', 부용찬(28ㆍ삼성화재)은 디그시 빠른 플레이를 비유한 '부사인볼트', 김요한(32ㆍKB손해보험)은 아랍 미남 같은 외모로 '아랍용병', 이소영(23ㆍGS칼텍스)은 존재감을 귀엽게 표현한 '여기이쏘영!', 이다영(21ㆍ현대건설)은 'Ctrl+V'로 쌍둥이 언니 이재영(Ctrl+C)과 조합을 보였다.
이 밖에 득점 후 화려한 세리머니로 유명한 방신봉(42ㆍ한국전력)은 '내가 치어리더', 김연경과 이름이 닮은 김연견(24ㆍ현대건설)은 '연경말고연견'이라는 별명을 달았다. 점프력이 좋은 김학민(34ㆍ대한항공)은 점프해서 라면을 먹고 내려온다는 의미로 '라면먹고갈래', 최근 인터뷰 실력이 좋아진 박정아(24ㆍIBK기업은행)는 '프로인터뷰어'라는 별명을 등에 새겼다. 이번 네이밍 이벤트는 팬들과 선수들이 V리그 스토리를 통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해 의미를 더했다.
현장에서 만난 KOVO 관계자는 "4800여 석이 정원인데 5,033명의 관중이 들어찼다"고 밝혔다. 영하 4도에 이르는 혹한도 배구를 향한 팬들의 열정을 꺾을 수는 없었다. 올스타전이 시작하기 약 1시간 전부터 유관순체육관 입구에는 팬들이 길게 줄을 섰다. 팬들은 추위를 이겨내려고 손을 "호호" 불면서도 경기를 기대했다.
팬들의 기대만큼 경기도 볼거리가 풍부했다. 배구 코트에 서 있는 심판진은 물론 경기에 나선 선수들은 수시로 댄스를 선보이며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백미는 이다영과 황택의(21ㆍKB손해보험)의 '커플댄스'였다. 이다영은 1세트 10-8로 앞선 상황에서 서브 득점에 성공하자 벤치에 앉아있던 황택의한테 다가가 준비한 커플댄스를 선보였다. 이다영의 요염한 춤사위와 황택의의 멋쩍은 동작이 팬들의 웃음보를 터뜨렸다. 이다영은 박미희(54) 흥국생명 감독에게도 다가가 엉덩이를 들이대며 섹시댄스를 췄다.
한편 세트 중간 열린 스파이크 서브 킹 결승에선 문성민이 시속 123km로 정지석(120km), 서재덕(115km)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문성민은 2012-2013, 2014-2015시즌에 이어 세 번째로 서브킹에 올랐다. 이번 123km는 역대 이 부문 신기록이기도 했다. 종전 기록은 2012-2013시즌 문성민 자신이 세운 122km 였다. 스파이크 서브 퀸 결승에선 김진희(24ㆍKGC인삼공사)가 시속 86㎞의 강서브를 넣으며 신인 유서연(83km), 2014-2015 올스타전 서브 퀸 문정원(73km)을 따돌리고 정상에 섰다. 신영석(31ㆍ현대캐피탈)은 파워어택 콘테스트 결승에서 6.9m로 박상하(6.7m), 전광인(6.5m)을 제치고 우승을 거뒀다. 플로터 서브 콘테스트 결승에선 김해란(33ㆍKGC인삼공사)이 11점을 기록, 우승했다.
천안=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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