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채널 역대 최고시청률 20.5%로 종영
응팔 인기 뛰어넘어… 즉흥 명장면도 속출
tvN 금토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도깨비')가 21일 케이블TV 역대 최고 시청률(20.5%·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김은숙 작가와 이응복 PD가 KBS2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이어 호흡을 맞추면 이끌어낸 또 다른 큰 성과다. 배우 공유와 김고은 이동욱 유인나 등의 연기 앙상블도 전례 없는 시청률을 견인한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기존 케이블TV 역대 최고 시청률은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19.6%였다.
여러 인기 요인이 많지만 배우들의 재치 넘치는 애드리브와 현장감을 살린 편집도 빼놓을 수 없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연기자 간의 호흡, 제작진의 수용력까지 삼박자가 맞아 떨어지면 ‘도깨비’만의 애드리브가 빚어졌다. '도깨비'를 '애드리브의 성지'로 만든 명장면들을 되돌아본다.
"나랑 사우나 갈 사람? 자신 없으면 말고"
지난달 10일 방영된 4회에서 김신(공유)은 저승사자(이동욱)와 유덕화(육성재) 앞에서 "나랑 사우나 갈 사람? 자신 없으면 말고"라며 머리에 양 손을 얹었다. 은근히 하체를 과시하며 나간 김신을 보고 저승사자는 "도전"이라고 외친 후 같은 포즈로 걸어 나갔고 유덕화는 가소롭다는 듯 본인도 똑같은 포즈를 취해 보였다. 현장에서 이동욱의 과감한 행동에 웃음이 터졌고 막내인 육성재의 눈치 빠른 애드리브에 칭찬이 오고갔다는 후문이다.
'선희아니곳서니' 글자로도 살린 캐릭터
이동욱은 현장에서 애드리브 아이디어를 유독 많이 냈다. 작은 디테일을 살리는 그의 노력은 휴대폰 자판 하나를 두드릴 때도 발휘됐다. 지난달 16일 방영된 5회에서 저승사자는 자신이 마음을 빼앗긴 여인 써니(유인나)의 번호를 평생 처음으로 장만한 휴대폰에 저장하면서 '선희아니곳서니'라고 자판을 쳐 웃음을 자아냈다. 이동욱은 지난 6일 네이버 라이브방송 앱인 V 드라마채널을 통해 공개된 인터뷰에서 "대본에는 '선희 아니고 써니'라고 써 있었는데 저승사자는 띄어쓰기나 쌍자음을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즉흥적으로 그렇게 연기했다"고 말했다.
키스 앞두고도 감출 수 없는 개그 본능
공유는 키스 장면을 앞두고도 개그 본능을 감출 수는 없었나 보다. 지난 7일 방영된 12회에서는 김신과 지은탁(김고은)이 즉석사진 부스에서 애정행각을 벌이는 모습이 그려졌다. 별도로 제작한 즉석사진 부스에서 공유는 천장에 머리가 닿자 이를 재치있게 살려 코믹한 장면을 연출해냈다. 좁은 부스 안에서 난처한 표정을 짓는 공유의 모습은 시청자뿐만 아니라 현장 제작진까지 웃긴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내가 빠른 년생이야"
촬영장에서 예고 없이 터진 웃음을 그대로 살려 방송한 경우도 있다. 지난달 17일 방영된 6화에서 김신은 저승사자에게 "900년 그까짓 게 뭐?"라며 은탁(김고은)과의 나이 차이에 굴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이에 저승사자가 "939년이면서 왜 자꾸 나이 줄이냐"고 하자 김신은 "사실 내가 빠른 년생이라 한 살 어리다"고 답하고 두 사람은 대본에 없던 웃음을 터트리고 만다. 저승사자가 뒤늦게 "아 웃으면 안 되는데"라고 읊조렸지만, 제작진은 이 말까지 그대로 살리며 드라마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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