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정유년(丁酉年)이다. 정유(丁酉)에서 정(丁)은 십간(十干)의 넷째로 붉은 색을 상징하고, 유(酉)는 십이지(十二支)의 열째로 닭을 상징한다. 그래서 정유년은 붉은 닭의 해다. 밝고 뜨거운 기운을 나타내는 붉은 색의 상징과 부지런하게 새벽을 알리는 닭의 상징처럼 정유년에는 온 나라에 항상 밝은 기운이 넘치고 모두가 부지런히 뛰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그런데 ‘닭의 해’는 어떻게 발음해야 할까? ‘닭의 해’를 흔히 [다긔해]나 [다게해]로 발음하기 쉬운데, 이는 틀린 발음이고 [달긔해]나 [달게해]가 바른 발음이다. 그 이유는 겹받침 ‘ㄺ’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와 결합하게 되면 받침 ‘ㄹ’과 ‘ㄱ’을 모두 발음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닭으로’는 [다그로]가 아닌 [달그로]로 발음하고 ‘닭을’은 [다글]이 아닌 [달글]로 발음하며 ‘닭이’는 [다기]가 아닌 [달기]로, ‘통닭을’은 [통다글]이 아닌 [통달글]로 발음한다.
그러나 겹받침 ‘ㄺ’ 뒤에 조사가 아닌 명사나 동사 등의 실질형태소가 올 경우에는 비록 모음으로 시작하더라도 받침 ‘ㄹ’과 ‘ㄱ’을 모두 발음하지 않고 ‘ㄺ’의 대표음인 ‘ㄱ’으로 발음해야 한다. 그래서 ‘닭 앞에’는 [달가페]가 아닌 [다가페]로 발음하고 ‘닭 위에’는 [달귀에]가 아닌 [다귀에]로 발음하며 ‘닭 우는’은 [달구는]이 아닌 [다구는]으로 발음한다.
또한 ‘닭’이 단독으로 쓰이거나 자음으로 시작하는 조사 앞에 쓰일 때에도 [닥]으로 발음한다. 그래서 ‘닭’은 [닥]으로 발음하고 ‘닭도’는 [닥또]로 발음하며 ‘닭만’은 [닥만→당만]으로, ‘닭한테’는 [닥한테→다칸테]로 발음한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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