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부장판사에게 쏟아지는 근거 없는 비방과 욕설에 대해 법원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서울중앙지법은 20일 공식 자료를 배포하며 “일부 정치권에서 판사 개인을 비난하고 더불어 일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근거 없는 허위사실이 유포되고 있다”며 “특히, (영장 담당) 판사의 신변에 우려가 생기는 경우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법원은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등 혐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조의연 부장판사가 삼성 장학금을 받았다거나 그의 아들이 삼성에 취업했다는 등의 루머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법원 관계자는 “조 부장판사는 삼성 장학생이었던 적이 없고, 아들도 없다”고 말했다. 현재 조 부장판사는 정치인 등의 근거 없는 악성 비방으로 인해 적잖은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이 각종 루머의 사실관계가 틀렸다고 지적하며 공개적으로 반박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사법부 독립 침해가 심각하게 우려돼 불가피하게 해명에 나섰다는 게 법원 측 설명이다.
법원 관계자는 “사법부 판단에 대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비판은 얼마든지 가능하고 그런 비판에는 귀를 기울일 것”이라며 “다만, 건전한 비판을 넘어 과도한 비방, 신상털기 등으로 해당 판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부당한 비난과 부담을 가하는 것은 재판 독립뿐 아니라 법치주의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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