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지역에 쏟아진 폭설과 풍랑으로 어선 조난이 속출하고 눈길 교통사고로 60대 여성이 숨지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양양 정암리~강릉 방향 7번 국도에는 이날 낮 12시쯤부터 차량이 수㎞가량 늘어서 꼼짝하지 못하는 등 동해안을 찾은 운전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속초해양경비안전서는 20일 오후 3시 현재 조업 중이던 어선 8척의 조난신고를 접수해 7척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이날 새벽 출항했던 이들 소형 어선들은 눈보라로 시야가 20m에 불과한 가운데 방향을 잃었다. 속초해경은 긴급상황대책반을 꾸려 6척을 항구로 예인하고, 기관고장을 일으킨 1척은 해상에 닻을 내려 고정한 뒤 조업에 나섰던 선장을 구출해 귀항시켰다.
그러나 홀로 조업에 나선 거진 선적 한모(64)씨의 1.5톤짜리 어선 위치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해경은 500톤급 경비함 3척과 50톤급 경비정 4척을 동원해 한씨의 어선을 찾고 있다. 풍랑경보가 내려진 해당 해역에는 최대 6m 높이의 거센 파도가 일고 있어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폭설로 눈길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주요도로 진입 통제구간도 늘어나는 등 차량운행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날 낮 12시 25분쯤 강원 원주시 소초면 장양리 자동차전용도로에서 25인승 버스가 눈길에 미끄러지며 넘어졌다. 이 사고로 최모(65ㆍ여)씨가 숨지고, 승객 18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승객들은 같은 마을 주민들로 단체로 식사를 하러 가다 눈길 사고를 당했다.
이날 낮 12시부터 시간 당 10㎝게 넘게 쏟아진‘눈 폭탄’으로 동해고속도로 속초ㆍ북양양ㆍ양양 나들목(IC) 삼척방향 진입이 통제됐다. 속초와 인제를 잇는 미시령관통도로는 월동장구를 갖춘 차량에 한해 진입을 허용하고 있다. 경찰은 월동장구를 갖추지 않은 차량을 영동고속도로와 진부령으로 우회시키고 있다. 미시령에는 이날 오전부터 30㎝가 넘는 눈이 쌓였다. 영동고속도로 역시 강릉 나들목 진입에 1시간 이상이 걸릴 정도로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오후 들어 눈발이 거세지면서 양양군 정암리에서 강릉 방향으로 이어지는 7번 국도 교통이 마비됐다. 한꺼번에 많은 눈이 내리면서 제설 차량 투입이 늦어졌고, 속초 대포항 앞 도로에서는 차량들이 3시간 넘게 갇히기도 했다.
큰 눈으로 강릉과 동해 등 도심도 혼란을 겪었다. 치우기 무섭게 다시 쌓이는 눈으로 인해 시내 도로 곳곳이 차량으로 뒤엉켰다. ‘제설의 달인’으로 불리는 강릉시 제설반도 어려움을 겪을 정도였다. 기상청은 “강원 영동남부와 동해상은 밤까지 돌풍과 함께 천둥, 번개를 동반한 눈이 오는 곳이 있겠으니 시설물 관리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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