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장흥의 한 시골마을. 밤마다 들쥐와 전쟁을 치러야 하는 낡은 흙집에 찬혁(15) 찬희(12) 세희(5) 세 남매는 아버지와 함께 산다. 갈라진 흙벽으로 쥐들이 들락날락 한다. 집안 곳곳이 쥐똥 천지다. 아버지는 들쥐를 통해 감염되는 쯔쯔가무시병에 걸렸고, 세 남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이야기가 한 방송사를 통해 알려진 뒤 지난해 3월 세 남매에겐 기적이 생겼다. KB증권이 이들을 위한 집을 새로 짓는 데에 드는 비용 2,000만원을 지원하기로 한 것. 윤경은 KB증권 사장은 “삼남매가 꿈을 잃지 않고 밝게 성장해 주변 이웃에게 도움을 나눌 수 있는 큰 사람이 되길 응원한다”며 “KB증권 역시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계속 따뜻한 손길을 건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따뜻한 금융을 실천하는 사회적 기업’은 KB증권의 상생경영 슬로건이다. 이런 가치 아래 KB증권은 나눔금융 캠페인, 장애인 고용, 지역 밀착형 봉사활동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펴고 있다.
KB증권은 지난해 3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출시 당시에도 ‘사랑을 담은 ISA’ 나눔 캠페인을 벌였다. KB증권은 ISA 가입고객 1명당 3,000원씩을 적립했다. 지난해 5월 2,000만원을 기부한 것을 비롯 저소득 가정 여성청소년 위생용품 지원, 난민가족 사회적 정착 지원 등 총 5회에 걸쳐 9,500만원을 전달했다.
2010년부터는 중증 시각장애인 안마사(헬스키퍼)를 직접 고용해 인근 노인복지센터 등에 배치하는 ‘사랑의 안마서비스’를 이어오고 있다. 치매 어르신들이나 연고 없이 혼자 생활하는 어르신들을 직접 찾아가 안마해주는 활동이다. KB증권 직원으로 고용된 안마사들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고, 어르신들은 안마를 받아 건강을 유지할 수 있으며, KB증권은 이를 통해 사회적 기업으로 거듭나는 ‘1석 3조’ 사회공헌활동모델로 안팎에서 호평받고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와 협의해 새로운 직무 발굴 등 장애인 근로자를 위한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외지역 초등학교 분교나 아동센터 등에 도서 지원과 학습 환경 개선 공사를 해주는 ‘무지개 교실’도 KB증권의 대표적인 사회공헌활동 중 하나다. 지난 2009년 강원도 인제군 진동분교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국내 8곳과 라오스ㆍ캄보디아 해외 2곳에서 활동을 벌였다.
직원들 역시 연간 10시간의 봉사를 실천하자는 목표를 갖고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임직원 70여명이 서울 양천구에 거주하는 독거노인을 찾아 직접 제작한 카네이션을 전달했고, 같은 해 11월에는 다문화가정 어린이를 위한 목소리 재능 기부 활동을 실시했다. 목소리 재능 기부 활동은 동화책 내용을 녹음해 소외된 어린이들이 들을 수 있도록 돕는 사업으로, KB증권 임직원 30여명이 직접 참여했다. 제작된 20권의 오디오북은 마무리 작업을 거친 뒤 서울 양천구 신월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마련된 도서관 등에 배포됐다.
지난해말에는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일대에서 ‘사랑의 연탄 배달’ 활동도 벌였다. 윤경은 사장을 포함한 임직원들이 총 1만장의 연탄을 기부하고, 도움이 필요한 가정에 직접 연탄을 전하며 온정을 나눴다. 또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연말연시 이웃돕기 성금으로 2억8,000만원을 기부했다. 이외에도 KB증권 여직원회인 ‘여울림’은 지역본부별로 분기 1회씩 소년소녀가장 돕기, 지체장애인 목욕봉사, 노인복지관 청소봉사, 희귀병 환우돕기, 독거노인 돕기 등에 나서고 있다.
KB증권이 벌이는 사회공헌활동의 또 다른 특징은 지역밀착형 봉사라는 데에 있다. 각 지역본부별로 ‘에이블(able)봉사단’을 조직해 꾸준히 지역밀착형 나눔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가령 KB증권 강북지역본부는 지난해 왕십리 이든아이빌보육원을 방문해 아기 돌보미, 실내 환경 미화 등 봉사활동을 진행했고, 중부지역본부는 고양시장애인종합복지관을 찾아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 페스티벌 행사 자원봉사자로 나섰다. 또 동부지역본부는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를 찾아 지역 다문화 가정 생필품 키트를 제작해 전달했다.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합병으로 KB증권이 탄생했고, 몸집도 이전보다 커진 만큼 올해는 더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 계획이다. 이를 위해 KB증권은 임직원 사회공헌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관리하기 위한 내부 시스템도 구축했다. 윤 사장은 “지방자치단체, 비정부기구(NGO) 등 다양한 곳과 협력하고, 지속적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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