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규모 70조 위안 첫 돌파
부동산 시장 활황 지속 불투명
미중간 통상분쟁 본격화 등
올해 성장률은 더 낮아질 듯
한국 등 신흥국 경제 타격 불가피
지난해 중국 경제가 6.7%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이는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운동의 영향으로 이듬해 3.9%를 기록한 후 2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나마 부동산 경기 활성화 등을 통해 인위적으로 연간 목표치를 맞췄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이미 거품 논란이 무성한 부동산 시장의 활황이 지속되긴 힘들다는 점에서 중국의 올해 성장률은 이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제의 한 축인 중국의 성장 엔진이 빠르게 식어가며 중국 경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경제도 적잖은 타격이 우려된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20일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74조4,100억위안으로, 2015년에 비해 6.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경제 규모가 70조위안을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중국 경제는 투자와 수출의 쌍끌이로 1981~2010년 연 평균 10%대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이후 성장폭이 둔화하고 있다. 2015년(6.9%) 7% 벽(바오치ㆍ保七)이 깨진 데 이어 이젠 바오류(保六ㆍ6%대 성장을 지킨다는 뜻) 시대가 자연스레 받아들여지는 모습이다.
지난해 6.7% 성장은 중국 정부의 경제성장률 목표 범위(6.5~7.0%)는 충족한 것이다. 더구나 작년 4분기 성장률은 전년 동기보다 6.8% 증가, 지난해 1~3분기(6.7%)와 시장의 예상치(6.7%)를 웃돌았다. 쉬사오스(徐紹史)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장관)은 “새 일자리가 1,300만개나 창출됐다”며 “중국 경제를 우려했던 국제기구와 경제전문가들의 전망은 모두 빗나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의기 양양한 중국 정부의 설명과 달리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중국 경제가 올해 하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세계은행은 지난 10일 보고서에서 중국의 2017년 성장률을 6.5%로 내다 봤다. 해외 투자은행(IB)들은 평균 6.4%로 전망하고 있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도 “올해는 중국 경제를 끌어내릴 하락 변수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본격화돼 자본이탈 압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으로 미중간 통상 분쟁이 불거지면 성장률은 6.5%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경제도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5%나 된다. 천용찬 현대경제연구원 중국경제팀 연구원은 “올해 중국 경제는 6%대 초반대까지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며 “중국의 성장률이 떨어지면 우리 수출 시장은 물론 금융시장도 중국 자본 이탈로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 세운 생산 기지를 베트남 등으로 옮겨 의존도를 낮추고 중국의 서비스 시장을 열어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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