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1960년대에 건설된 고층빌딩에 대형 화재가 발생, 건물이 무너져 최대 50여명이 사망했다.
AP통신과 영국 B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가장 오래된 고층빌딩 중 하나인 플라스코빌딩이 화재로 붕괴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테헤란시장은 건물로 진입한 소방관들이 탈출하는 과정에서 200여명이 부상을 입었고 최소 20명이 폐허 아래 매몰돼 사망했다고 밝혔다. 현장을 목격한 소방관과 건물 입주자 등에 따르면 건물 안에는 화재 진압을 위해 투입된 소방관 외에도 건물 관리인과 건물에 입주한 상점주 등이 매몰된 상태다.
구조작업을 위해 경찰과 적신월사 구호직원, 군이 투입됐지만 행정당국은 19일 오후 4시30분(한국시간 오후 10시) 현재 정확한 매몰 인원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란 국영방송 프레스TV는 한 당국자를 인용해 50여명이 폐허 아래 매몰됐으며 대부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불행하고 슬픈 일”이라며 사건 원인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무너진 플라스코빌딩은 1962년 건설된 17층짜리 건물로 쇼핑센터와 의류점 등 400여개 업체가 입주한 건물이다. 지역당국은 낡은 건물과 미비한 안전 대책을 붕괴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샤흐람 길라바디 지역당국 대변인은 “건물주에게 30차례 이상 안전 문제를 지적했지만 듣지 않았다”고 탄식했다. 잘랄 말레키아스 소방대 대변인 역시 “계단통에 옷가지가 잔뜩 쌓여있고 소화기도 제대로 비치되지 않았다”며 건물주가 안전 대책을 어겼다고 지적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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