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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로 가득 찼던, 비·김태희 ‘007 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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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리로 가득 찼던, 비·김태희 ‘007 결혼식’

입력
2017.01.19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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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가회동 성당에서 열린 '비-김태희 부부' 결혼식 현장 모습. 경호원들은 차를 탄 하객의 이름과 얼굴을 일일이 확인했다. 양승준 기자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가회동 성당에서 열린 '비-김태희 부부' 결혼식 현장 모습. 경호원들은 차를 탄 하객의 이름과 얼굴을 일일이 확인했다. 양승준 기자
김태희(왼쪽)와 비가 결혼식을 마친 뒤 서로를 바라보며 환히 웃고 있다 레인컴퍼니 제공
김태희(왼쪽)와 비가 결혼식을 마친 뒤 서로를 바라보며 환히 웃고 있다 레인컴퍼니 제공

‘철옹성’이 따로 없었다. 예식장으로 향하는 두 곳의 입구에는 각 2~3명의 경호원이 배치 돼 출입을 통제했다. 차를 타고 들어 가는 하객도 차 문을 열어 하객 명단의 이름과 얼굴 등을 꼼꼼하게 확인한 뒤 들여 보냈다.

가수 겸 배우 비(35)와 배우 김태희(37)가 철통 보안 속에 19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가회동성당에서 화촉을 밝혔다. 두 사람은 혼배 미사로 진행된 결혼식에서 서로 반지를 끼워준 뒤 기도를 하며 부부의 연을 맺었다. 비는 검정색 정장을, 김태희는 순백의 쇼트 원피스를 입었다.

JYP엔터테인먼트(JYP) 출신 연예인들의 의리가 빛난 결혼식이었다. 이날 예식장에는 비와 JYP에서 함께 동고동락했던 JYP 대표 프로듀서 박진영과 그룹 god 멤버인 박준형, 윤계상 등이 참석했다. 박준형은 식장에 들어가기 앞서 취재진과 만나 “비가 무척 자랑스럽다”고 웃으며 “비와 김태희가 계속 예쁜 사랑 키워나갔으면 좋겠다”고 두 사람을 응원했다. 비의 김태희를 향한 프러포즈송인 ‘최고의 선물’을 작곡한 가수 싸이, 김태희와 대학 동문인 이하늬도 결혼식에 참석했다. 비가 2014년 천주교에서 세례를 받을 때 대부였던 배우 안성기는 이날 예식에도 대부로 참여해 두 사람의 앞날을 축복했다. 박진영은 자신의 노래 ‘너 뿐이야’를 축가로 불러 비의 결혼을 축하했다.

19일 결혼식을 올린 가수 겸 배우 비와 배우 김태희 커플.
19일 결혼식을 올린 가수 겸 배우 비와 배우 김태희 커플.

몇 연예인들이 식장을 찾기는 했지만, ‘톱스타 커플’의 예식은 조용하게 치러졌다. 예식장으로 들어간 하객은 100명이 채 되지 않았다. 비와 김태희가 앞서 결혼 발표를 하며 “시국을 고려해 최대한 조용하고 경건하게 결혼식을 치르고 싶다”고 한 만큼 양가 가족과 극소수의 연예계 동료만 부른 것으로 보인다.

‘한류스타’ 비의 결혼식인만큼 성당 주위에는 해외 팬들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비의 팬이라는 50대 일본 여성은 “비의 결혼식을 멀리서라도 보고 싶어 방배동 성당을 갔다 이 곳(가희동 성당)에 왔다”고 말했다. 비와 김태희의 결혼식이 강남구 방배동의 한 성당에서 열릴 것이란 소문을 듣고 오전부터 기다리며 헛걸음을 한 뒤, 가회동 성당에서 열린다는 소식을 뒤늦게 접하고 차를 타고 현장을 찾은 것이다. 인근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들도 점심시간 짬을 내 성당 주위를 기웃거리며 두 사람의 결혼식에 관심을 보였다.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가회동 성당에서 열린 '비-김태희 부부' 결혼식 현장 모습. 경호원들은 차를 탄 하객의 이름과 얼굴을 일일이 확인했다. 양승준 기자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가회동 성당에서 열린 '비-김태희 부부' 결혼식 현장 모습. 경호원들은 차를 탄 하객의 이름과 얼굴을 일일이 확인했다. 양승준 기자

이날 부부의 연을 맺은 비와 김태희는 취재진이 오전 11시부터 현장에서 기다리고 있었으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두 사람의 결혼식 경호를 맡은 관계자는 예비 부부의 식장 입장 시간을 묻자 “행사 관련 내용은 말씀 드릴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두 사람은 지인들에게도 결혼식 당일인 이날 오전에서야 예식 장소를 알리는 등 ‘007 작전’을 방불케 하듯 극비리에 비공개 결혼식을 치렀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에 따르면 두 사람이 결혼식장으로 택한 가회동 성당은 한옥과 서양식 건물이 공존하는데다 내부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다. 두 사람은 결혼식을 마친 뒤 비가 살던 집에서 신접살림을 차릴 예정이다.

2012년부터 교제를 시작해 이날 부부의 연을 맺은 두 사람의 사랑은 뜨거웠다. 비와 김태희는 5년 여 동안 결별설 한 번 없이 서로를 챙겼다. 특히 비는 지난 15일 신곡 ‘최고의 선물’을 내 김태희에 대한 애정을 전한 바 있다. 비는 ‘영원한 너의 이름/ 가장 큰 기쁨’이란 노랫말을 썼는데, 이 중 ‘가장 큰 기쁨’은 ‘클 태’(太), ‘기쁠 희’(喜)란 한자를 활용해 김태희를 암시하고 사랑을 표해 네티즌의 주목을 받았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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