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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누구와 손 잡나

입력
2017.01.1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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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근들 “기존 정당엔 안 간다”

‘제3지대 연대’ 카드도 유효

설 연휴 기간 전후 선택 주목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이 전 대통령 사무실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이 전 대통령 사무실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오대근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최근 무소속 주자로서의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설 연휴를 전후해 어느 정치적 세력과 손을 잡을지 주목된다. 반 전 총장의 바른정당 입당설이 강력히 제기됐지만 측근들은 “기존 정당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일축하는 가운데 ‘제3지대 연대’카드도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다.

반 전 총장 측은 19일 반 전 총장이 바른정당 입당을 타진하고 있다는 보도를 강력 부인했다. 핵심 관계자는 “(최근 무소속의 어려움을 토로한 것은)무소속 주자로 대권 출마를 하지 않는다는 의미이지 기존 정당에 들어간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합당이나 정치적 결사체를 만드는 등 새롭게 꾸려진 정당 후보로 나갈 수도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귀국 일성으로 ‘정치교체’를 외친 반 전 총장이 기존 정당에 들어간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것이다.

반 전 총장이 범보수 진영으로 분류되고 있긴 하지만 보수 정당이 둘로 쪼개진 상황에서 어느 한 당을 선택하기가 일단 쉽지 않다. 정병국 바른정당 창당준비위원장도 반 전 총장의 바른정당 입당설에 대해 “(반 전 총장이)들어오면 환영하지만 (지분 요구 등)다른 어떤 조건이 있는 입당은 없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의 국민의당 입당 가능성도 높지 않은 상태다. 우선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반 전 총장이)우리와 함께 하기에는 이념ㆍ정체성 문제에서 완전히 거리가 멀다”고 선을 긋는데다 정당 지지율이 3~4위에 그쳐 외연 확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최근 삐걱거리는 ‘제3지대 연대’가 여전히 살아있는 카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우선 반 전 총장은 설 연휴 전에 대표적 제3지대론자인 정의화 전 국회의장을 만난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반 전 총장이 김종인, 손학규, 박지원과 같은 정치적 거물과 함께 제3지대에서 정치적 연대를 모색한다면 보수세력은 물론 중도층과 일부 야당표도 흡수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창당도 불가능하지는 않다”며 “다만 반 전 총장이 그런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최근 3지대 연대가 주춤하고 있지만 반 전 총장보다 더 마음이 급한 것이 김종인, 손학규, 박지원 세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반 전 총장은 이날 서울 강남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30분 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이 전 대통령은 “유엔 사무총장 경험을 살려 대한민국을 위해 열심히 일해 달라”고 말했으며 예방이 끝난 뒤 반 전 총장의 등을 토닥이며 “파이팅”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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